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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하기 점심을 먹고 가벼운 마음으로 페북을 하다가 부산대 고현철 교수(54)의 투신 기사를 보았다. (정부의 일방적인 대학구조조정 과정에서 대학 자치를 지키고자 하는 의지 때문에다) 이렇게 존엄한 죽음이 혹여라도 의미없이 잊혀지면 어떡하나 생각하니 아 너무 아까워서 얼굴이 새빨개질 정도로 억울한 감정이 들었다. 그런데 문득 생각이 나네 영화 암살에서 조승우의 '잊혀지겠죠? 미안합니다' 와 전지현의 '알려줘야지 우리가 계속 싸우고 있다고' 대사가. 더보기
파란색 털실 한 달 전에 원단 사면서 어영부영 끼워 산 내 파란 털실은 보기만 해도 예뻐서 .. 보고만 있다. 여름이라 뜨개질은 이르지, 라고 했지만 사실은 대단히 유용한 걸, 굉장히 예쁘게 만들어 내고 싶어서 그랬.. 그렇지만 손이 근질근질 한데다가 무엇보다 아끼다가 똥이 된 수많은 경험을 갖고 있기 때문에 늦가을, 초겨울에 가볍게 할 수 있는 짧고 깜찍한 목도리를 뜨기로 마음을 먹었다. 사람이 깜찍하지는 않지만, 짧기는 하니까 괜찮음. 더보기
꾸러미 참고 1. 안전하고 건강한 제철 음식을 먹을 수 있는 것과 2. 생산자가 분명한 식재료를 유통마진 없이 받을 수 있는 것이 매력적이고 3. 야채 코너에서의 고민을 최소화(시간도) 하기 위해서 농산품 꾸러미를 좀 알아보았다. (부연설명을 좀 하자면, 1-1. 안전하고 건강한 음식을 말하기엔 삽십오년을 빡세고 즐겁게 무분별한 식생활을 유지해왔지만, 날 때 나고 없을 때 없는 기특한 제철음식을 사랑해왔다. 일례로 겨울에는 호떡을 즐겨먹는 거처럼 말이다. 겨울에는 진한 고기육수냉면을 좋아하고, 여름에는 열무냉면을 좋아했다. 겨울에는 아이스크림을 좋아하고, 여름에는 하드를 좋아했다. 봄에는 솜사탕을 좋아하고 가을에는 닭똥집을 좋아했다. ....... 아 다시, 정말로 본래 나는 제 철에 난 과일과 야채류를 좋아한다. .. 더보기
후유증 정말 가까운 친구와 2년이 넘게 어색하게 지냈던 그 때도 ㅋ 심지어 예전 남자친구가 온다고 하는 자리에도 마음이 불편한 걸 핑계로 모임을 피한적은 없었는데 그녀와의 기억이 나에게 상처이기는 했나보다 난생 처음으로, 나는 그녀가 어려우니 둘이 보라, 고 했다. 본래 그녀의 불안정하게 거침없는 성향도, 그리고 그만큼 여리고 잔정이 있어서 후회하고 괴로워하는 성향도, 얼마간은 더욱 그럴 수 밖에 없었던 힘겨운 개인적인 상황을 알고 있다. 그래서 내가 가진 그녀의 이미지는 기본적으로 따뜻한 사람이지만, 좋은 감정을 가진 것과 다시 보고싶은 사람인 것은 별개라는 것을 알았고 어쩌면 내가 감정을 좋게 가졌던 것은, 다시 볼 사이가 아니라고 여겼기 때문일수도 있겠다고 생각했다. 당시에는 몰랐던, 그러나 그 이후 내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