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요하고 야무진 손으로 내 행글라이더를 만들어주던 사람.
외할머니집 방에서 서로 웃기고 이상한 표정을 지으면서 놀던, 내 돼지 표정을 특히 좋아하던 사람
큰이모 집에서 내가 앉아있던 의자를 잡고 흔들흔들 하다가 넘어뜨려서 손톱에 피멍이 들게 한 사람 ㅎ
2층 창문께에 있는 침대에서 뛰다가 너무 신이 나서 창문 밖으로 날아간 사람.
내 성인의 날을 챙겨 준 첫번째 사람
솔직한 감정을 말하는 걸 힘들어 하는 사람
마음은 다정하지만 표현이 무뚝뚝하던 다정하고 싶던 사람
맛있는 곳, 좋은 곳을 알게 되면 데려가고 싶어하던 사람
많은 것에 강박이 있던 사람
정이 많고
관계에 서툴고
마음만큼 인정받지 못했던 사람
자주 외롭고 괴로워서 타인의 마음을 읽을 여력이 없던 사람
귀 기울여 듣는 게 어려운 사람
본인의 마음조차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