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렁아 발저려 몸뚱이가 커서 계속 다리 한쪽이 흘러내려가는데도 굳이 앞발에 힘을 주고 내 무릎을 부여잡고 있다가 눈은 반쯤 감겨서 꾸벅꾸벅_ 팔이 주르륵 툭, 그래도 굳이 내 허벅지에 앉아있는 누렁이는 나를 사랑하고 있는 모양, 아 발저려 죽겠는데 이 흔하지 않은 상황 감히 움직일 수 없는 나는 누렁이를 사랑하고 있다. 그러나 하나님, 입술과 머리가 아니라고 하지만 혹시라도 누렁이가 내 마음의 우상이 되지 않게 해 주시옵소서. 누렁이와 나와의 만남과 지금의 모습도 모든 것이 하나님께로부터인 것 기억하게 하소서 나는 그저 감사할 뿐, 근데 누렁아 나 발 저려 감각이 없어졌어 어쩌지. 더보기 11/03 사실 11월 환상이라는 건 혼자 만든 거면서, 별 다를 거 없잖아 기웃기웃 하고 있다. 그래도 아직 지각을 하지 않았고 (그래 맞다 이틀, 이틀이 뭐가 어떄서) 3일 내내 일어나서 이불을 갰다. 사실 성경읽기가 관건인데, 그거 잘 못해서 큰일났네. 더보기 깊은 잠 자는 누렁 그러고보니 늘 선잠을 잔다고 생각하는 누렁이도 깊은 잠을 잘 때가 있다. 아주 가끔 늦게까지 일을하(는 척 하며 놀)고 있다가 정신차리고 방을 둘러보면 엄마와 헤준이는 요 위에, 그리고 분명히 취침의 시작은 그들의 발 아래서 시작한 누렁이가 요 아래로 내려와 뜨끈한 바닥에 大자로 누워있다. 방금 읽은 하루키의 에세이에서 곤하게 자고 있는 고양이를 보고 있으면 나는 항상 마음이 놓인다. 적어도 고양이가 안심하고 잘 수 있는 동안은 특별히 나쁜 일은 일어나지 않을 거라고 믿기 때문이다. 라고 하였는데 그래서 그랬던가, 그럴 적 밤 나의 평온함은! 더보기 11/02 아침에 출근준비하다가 어제 백민이의 문자에 답을 하지 않은 것이 생각났다. 이런, 11월에는 문자 씹는 일 없기로 하였는데, 첫날부터 이런. 일찍 자느라 아침에서야 본 용인이의 문자까지, 백민이의 문자는 영화 '왕의남자' 에 대한 소감을 묻는 내용이었고, 용인이는 지금 그녀가 처한 상황에 대한 조언을 묻는 내용이다. 둘 다 가볍고 간결하게 답하기는 싫어서 출근 길에 그것에 대해 생각하다가, 나에게 문자에 바로 답하는 것은 단순히 부지런의 문제가 아니라, 그것을 넘어 타인에 대한 애정과 관심이 어느정도인가에 대한 문제인가를 깨달았다. 용인이와 백민이, 여서가 아니라 나는 대체로 타인에 대해 깊은 생각을 하는 편이 아니었던거다. 이미 내가 알고 있던 고쳐야 할 내 성향 중 하나가 어느정도 생각의 정도가 깊어.. 더보기 이전 1 ··· 175 176 177 178 179 180 181 ··· 187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