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랬다 저랬다 홍미가 준 와인을 나눠 마시다가 결국 이창석은 얼마 마시지도 못하고 얼굴이 벌개져서는 아홉시도 채 못 되어서 잠자리에 들었다. 살짝 알딸딸한 상태에서 뒹굴뒹굴 요리책을 뒤적이면서 메뉴 하나 골라봐, 이번 달 안에 다 해 줄게 호기롭게 말했더니 이창석은 꾸벅꾸벅 졸면서도 그 와중에 로스트 비프 페이지를 펼쳐 놓았다. 레시피 재료 중에 레드와인 한 큰 술은, 오늘 먹다 남은 와인으로 쓰면은 되겠다 했지만 남은 건 내가 다 마셨... 다시 3/14 이전으로 돌아간다고 해도 당시의 나는 또 다시 창석을 선택하고, 그 때 처럼 만남과 결혼은 너무나 자연스럽게 진행될거다. 이창석은 결혼 전과 다름 없이 여전히 좋은 사람이라, 이건 그냥 갑작스럽게 바뀐 상황에 대한 일시적인 감정이라는 것도 알지만 나는 지금 나의 상.. 더보기 문제 청첩장을 돌리면서 새삼 다시 나의 쓴뿌리를 마주하고 말았다. 결혼 소식을 알리고 청첩장을 건네는 게 괴로울 정도로 힘든 건, 사실 그들이 받을 부담감이 우려되어서가 아니라 내가 누구에게 부담스러운 사람이 되는 게 싫었던거다. 아, 드디어 끝났고 이제는 정말 속시원해! 하고 지난 며칠을 돌아보니 나의 어린 감정이 부끄러워서 다시 괴로워질랑말랑 함.. 아아 ㅠ 결혼이 코 앞인데 언제 어른되나 더보기 여행 시간도 없거니와 짐을 쌀 생각은 코딱지만큼도 없는 주제에 여행 갈 생각하면 마음이 둥실둥실함 ㅋㅋㅋㅋ 가본적도 없는데다가 이번 여행지는 파리인 주제에 어쩐지 한갓진 오키나와 해변가에 둥가둥가 떠다니는 기분임 허허 음청 낡았지만 여행자의 간지가 나는 잔스포츠 프레임 백팩을 가져갈건데 우리는 캐리어가 없어서 꼭! 필요하니깐 드디어 이스트팩 트롤리를 사야겠다 히히 더보기 단 / 이지훈 완벽함이란 더이상 보탤 것이 없을 때가 아니라 더 이상 뺄 것이 없을 때 이루어진다. 더보기 이전 1 ··· 5 6 7 8 9 10 11 ··· 183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