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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로우브레드에버 밥 생각은 없는데 살짝 허기가 돌고 바람도 고파서 슬로우브레드에 다녀왔다. 계란샐러드빵 하나랑 얼그레이쿠키랑 계산을 하는데 주인언니가 맛보기 초코발효종을 건네면서 식사냐고 묻길래 네 했더니, 사과호밀빵을 두껍게 썰어 버터를 듬뿍 발라 주셨다. 오른손엔 내가 산 빵 봉다리를 달랑달랑 왼손엔 방금 받아 든 빵 한조각을 들고 돌아오는데 참말로 따뜻하네 햇살이, 마음이! 너무너무 황홀해서 지금 좀 객관성을 잃은 상황이긴 하지만 서촌 곳곳의 빵집 중에 내가, 슬로우브레드를 유독 좋아하는 건 그냥 빵이 맛있어서만은 아닌 것 같음. 더보기
기특해라 아 내 컵 너무 기특해 출근해서 이제까지 메밀차 > 커피 > 스프 > 메밀차 > 믹스커피 > 커피를 담았다 우와 그런데 왜 정말 굉장하다고 생각했는데 왜 적고보니 별 일 아닌 것 같지. 하아, .. 뭐 그냥 여섯번의 설거지(라고 하기에도 참 뭐한 세척)가 그냥 참 나한테 수고로웠나보다 더보기
나, 머리카락이 얼굴을 좀 가려준 덕분에 실제 나보다 좀 더 얄쌍하게 나온 것 말고, 내 사진 중에서도 유독이 나를 닮았다. 너저분한 머리와 눈썹과, 마치 외꺼풀 같아보이는 눈이 그렇다. 좀 더 웃었으면 나의 할매팔자주름이 좀 더 돋보였을텐데 ㅋ 마음에 들어, 더보기
여기까지 입사 4년차에 재단을 그만두고 싶다고 생각했던 그 때와 비슷한 이유로 재단을 그만두고 싶어졌다. 마음만으로 하지 못하는 게 너무 많다는 것을 그 때도 알고 지금도 알고 그게 얼마나 힘든가도 그 때도 알고 지금도 안다. 당시에 나의 팀장님이, 마음만으로는 하지 못하는 게 많다고 해도 그 마음이 얼마나 소중한 건 줄 아느냐고, 절대 놓지 말라고 했었다. 나는 매일 울고 몇 번은 팀장님과 국장님 앞에서도 울었다. 뭔가 개운하지는 못하게 나는 다시 마음의 끄트머리를 잡은 둥 마는 둥 몇 달을 겨우겨우 살아내다가 안식월을 맞자마자 도망치는 것 처럼 출국했다가 아주 힘겹게 겨우겨우 제자리로 돌아왔던 것 같다 기억에. 그랬다. 그리고는 결코 그런 마음으로 재단을, 어디를 그만두지는 않을거라고 마음 먹었었다. 그게 나.. 더보기
실내온도11' 레벨3전기장판 실내온도 11'에 레벨3으로 맞춰 둔 전기장판 같은 연애. 창석과 내 연애의 어떤 부분은 이창석을 닮고, 어떤 부분은 나를 닮았다 어떻게 이렇게 꾸준하고 잔잔하게 행복할수가 있을까 처음엔 뜨겁지 않은 게 낯설고 어색해서 불안한 마음이 있었지만 대신 아슬아슬하지 않은 편안함이 있다. 적당한 정도의 기대와 그 정도의 기대 너머의 것에 대해 다시 곱씹거나 아쉬워하지 않는 내가, 그가 참 기특하다 응 그냥 뭐 어쩌면 그냥 둘의 성향이 적당히 무심하기 때문인 것 뿐일수도 있겠지만은 뭐 어쨌든 뭐. 더보기
위선 송파구 세 모녀 뉴스를 보면서 아 나는 이렇게 아픈 세상에, 나는 어떤 역할을 하고 뭐를 실천하면서 살아야 하지 라고 생각하다가, 내가 나의 역할과 실천을 고민할만큼 내가 충분히 가슴이 아팠는가를 떠올렸더니 염치없게 느껴지게 되었다. 잠시 얄팍한 아픈 감정을 느끼고 내일이면 다시 내 위주의, 나의 안위가 세상에 둘도 없는 것처럼 살거면서 마치 내 삶에 아주 큰 전환점이 온 것 처럼 고민하는 척을 하다니. 위선이 익숙해진 사람 같아서 쥐구멍이 있다면 숨고싶었다. 어떤 아픈 상황을 내 일처럼 아프게 느끼게 되기를 바랬다가 혹시라도 나를 온전히 내던지는 상황에 온다면 그게 너무 두려워서, 내가 어떤 마음을 가진 어떤 사람이었으면 좋겠다. 를 함부로 말 할 용기는 없다. 그냥 나는 적어도 있는 그대로의 감정만으.. 더보기
로렌스 애니웨이 로렌스 : 그래도 여전히 날 사랑할거지? 엄마 : 여자가 되는거야 바보가 되는거야 그러고는 마주보고 맞담배를 펴는 모자. 아니 모녀. 더보기
트리플 프렌치 아주아주 예전 어느날, 늘어지게 늦잠을 자고 개운했던 기억이 있으니 주말이었거나 연휴였거나 여하튼, 내가 주문하지 않은 택배가 와서 열어보았더니 아이스팩 사이에 초코렛 상자가 하나 들어있었다. 수화기 너머로 얼마 전에 고모가족과 먹었는데 너무 맛이 있었다고 엄마랑 할머니랑 나눠먹어 라고 했다. 느즈막이 출근해서 커피내리는 이창석에게 인사하러 갔다가 초코렛을 하나 얻어먹었는데 자리에 돌아와 손가락에 남은 초코렛 가루를 보았더니 그냥 그 때 생각이 나네. 뭔가 좀 오글거리지만 아련하구만 ㅋㅋ 더보기
콩주머니만들기 팁, 콩 등을 넣는 창구멍을 옆쪽으로 하고 위 아래를 먼저 바느질함.바느질하는 면적이 적고 윗쪽이 깔끔해짐, :) 아마 지퍼 달기도 훨씬 수월할 듯 더보기
가짜 이해 과정중에 정말 많은 걸 느꼈다 그에 관하여는 물론, 아니라고 생각했지만 내가 이제껏 갖았었던 편견과 오만함 그들의 용기, 앞으로, 진작에 가졌어야 했던 진짜 포용에 대해서.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