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 생각은 없는데 살짝 허기가 돌고 바람도 고파서 슬로우브레드에 다녀왔다.
계란샐러드빵 하나랑 얼그레이쿠키랑 계산을 하는데
주인언니가 맛보기 초코발효종을 건네면서 식사냐고 묻길래 네 했더니,
사과호밀빵을 두껍게 썰어 버터를 듬뿍 발라 주셨다.
오른손엔 내가 산 빵 봉다리를 달랑달랑
왼손엔 방금 받아 든 빵 한조각을 들고 돌아오는데 참말로 따뜻하네 햇살이, 마음이!
너무너무 황홀해서 지금 좀 객관성을 잃은 상황이긴 하지만
서촌 곳곳의 빵집 중에 내가,
슬로우브레드를 유독 좋아하는 건 그냥 빵이 맛있어서만은 아닌 것 같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