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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단상 1. 전기난로보다 등유난로가 좋은 것은 연료가 소모되는 정도를 눈으로 확인할 수 있기 때문. 전기는 고지서를 받기 전까지 가격을 알 수 없어서 실제로는 쥐똥만큼만 써도 마치 흥청망청 쓴 것 처럼 한달 내내 너무 무시워. 2. 미팅 두 건을 마치고 났더니 정말 이번주가 끝났구나, 긴장이 탁 풀린다. 정신없고, 슬프고 슬프고, 슬프고, 그럼에도 정신을 바짝 차리고 새롭게 맞이하는 일들을 해결해야 했던 한 주. 우선 주말은 쉬자. 지난 주는 무려 목포까지 가서 놀았지만 그래도 일이었으니까 헤헤, :) 그래도 아직 녹초가 된 건 아니구나 싶은 것은 월요일에 맹두네 놀러가는 거 화요일에 보리네 초대하는 거 너무 기다려져 히히히ㅣ히히히힣힣히 3. 종종 사람들을 만나서 이야기를 나눠야겠단 생각이 든다. 그냥 이야기 .. 더보기
오늘의 처음, 올해 하반기에 들어서면서 작업과 관련한 일에 '처음'이 많아진다.오늘은 지인이 아닌 사람이 처음으로 작업실을 방문한 날(아, 물론 올해 초 오다가다 궁금해서 들른, 동네 주민분이 맡겨주신 표구도 너무나 의미있는 '처음' 이지만..!)본래가 외향적이고 친화력이 좋은 편이 아닌데다가작업만을 위한 허름한 공간이라 친구가 온다고 해도 마음이 쓰일텐데심지어 정말로 손님이라니 종일 오늘이 기다려지면서도 만나기 싫고 설레면서도 긴장된 마음이 뒤섞여있다 ㅋㅋㅋㅋ 아침에 집에서부터 보온병에 챙겨온 따뜻한 물,혹여라도 기름이 부족할까봐 종일 아껴뒀다가 오시기 20분 전에 켠 난로,4시가 되기 전에 작업을 마치고 싹싹 쓸어둔 바닥,옷깃에 톱밥이 묻을까봐 알코올로 닦아둔 책상과 의자 등받이나 오늘 좀 정성스러웠네. 오래 된 .. 더보기
내 오빠, 집요하고 야무진 손으로 내 행글라이더를 만들어주던 사람.외할머니집 방에서 서로 웃기고 이상한 표정을 지으면서 놀던, 내 돼지 표정을 특히 좋아하던 사람큰이모 집에서 내가 앉아있던 의자를 잡고 흔들흔들 하다가 넘어뜨려서 손톱에 피멍이 들게 한 사람 ㅎ2층 창문께에 있는 침대에서 뛰다가 너무 신이 나서 창문 밖으로 날아간 사람.내 성인의 날을 챙겨 준 첫번째 사람솔직한 감정을 말하는 걸 힘들어 하는 사람마음은 다정하지만 표현이 무뚝뚝하던 다정하고 싶던 사람맛있는 곳, 좋은 곳을 알게 되면 데려가고 싶어하던 사람많은 것에 강박이 있던 사람정이 많고관계에 서툴고마음만큼 인정받지 못했던 사람자주 외롭고 괴로워서 타인의 마음을 읽을 여력이 없던 사람귀 기울여 듣는 게 어려운 사람본인의 마음조차도. 더보기
회색분자 문득, 세상의 회색분자에 대해 생각해본다자주 회색분자의 입장이 되는 것에 대해 생각해본다자주 이도저도 아닌 쪽, 애매한 쪽, 비겁한 쪽 이라고 생각해왔다. 활동가가 업이던 시절에는 갈등되는 마음을 다스려야 하는 순간이 많았다.동료가 49:51의 원칙을 이야기 해 주어서 그 다음부터는 51 정도의 마음을 100인 것처럼 말했다. 본질을 생각하면 조금 더 옳다고 여겨지는 게 명확한 때도 있지만삶과 관계는 너무나 복합적이라 본질이 아니라고 해서 가볍게 대할 수만은 없는 것도 많고,아 그 이전에 뭐가 본질인 지의 기준도 주관적이니까. 여하튼 오늘의 단상은,이쪽도 저쪽도 아닌 쪽인 상황을 괴롭게만 생각하고 싶지는 않다는 이야기.다만 어느쪽도 무관심해지고 싶지는 않다는 이야기. 뭐 딱히 지금이 그런 상황이라는 건 .. 더보기
수인이와 목포 일겸 여행겸 목포에 왔다16년에 창석과 왔던 후로 처음본인 없던 시절 이야기가 궁금한 이수인 덕분에예전 여행을 돌아보게 되는데 잊고 있던 여러 에피소드가 떠올라서 마음이 몽글몽글해지고웃기고 좋았던 순간이 많았구나지금처럼,수인이가 소닉을 보고 있는 사이에창석이 몰래 미리 써 둔 빼빼로데이 카드를 주었다예전에는 머 하나 준비하면 입이 근질근질해서 매번 미리 들키더니 능청이 다됐네 ㅋㅋㅋ본인보다 본인을 더 믿어주어서 고맙다고 했다.그러면서 그렇지만 본인도 나를 나보다 더 믿고 있는 것 같다고도.그 말이 너무나 공감이 되어서, 내가 창석을 믿는 것은 사실이고, 창석이 나를 믿어주는 것은 느껴져서진짜라서 뭉클했다. 더보기
- 익숙한 사람만 만나고 대부분 혼자 일하는 삶 살다보니낯선 환경에 나를 둔 날은 피로도가 높아진다.어제 귀가해서 수인이를 재우고 씻을 요량으로 잠깐 누웠는데 세상 더러운채로 아침까지 자버렸다.그런데 울적한 것은 그렇게 자고 일어났는데도 머리가 무겁다는 것.더 울적한 것은 타이레놀이 다 떨어졌다는 것. 오전 오후 일정이 모두 바깥 일정이었는데긴장되지만 그래도 재밌는 구석이 있는 일들이었는데 이지경이 되었써.근육 키우고 싶다 키우고 싶어! 더보기
오늘의 단상 비공개 글쓰기는 하지 않기로 했다.아니 줄여보기로.비공개로 해왔던 건 거의 습관 같은거였는데 엄청난 폐해가 있다.완결된 글쓰기를 하지 못하게 되었다는 것.글쓰기에 완결이 어디있겠느냐마는 미숙한 글인 것은 둘째치고나중에 쓸 요량으로 키워드만 적고 만 글이 수두룩한 블로그가 되어버렸다.그 때문에 비공개 발행을 해왔던것인데비공개로 하다보니 더 편하게 키워드 일기를 쓰게 되고지난 후에 보면 뭘 쓰려던건지 가물가물한 게 대부분이라 악순환이다.꼭 햄버거랑 치킨 세트가 탐나서는 아니야.아니 맞아.여하튼 이유야 어땠든간에 용기를 내보기로 한다.공개발행은 나에게 엄청난 도전이라서.그런데 해보니 생각보다는 별 거 아니어서 좀 어리둥절하다.사실 천둥벌거숭이 된 것 같은데 천둥벌거숭이 생각보다 덜 창피한거네.1.대구에서 얻어.. 더보기
반쪽짜리 블챌을 시작해볼까나 블로그 글쓰기 챌린지를 한다길래 꾸준한 글쓰기 하고 싶던 차에 동력이 될까 해서 봤더니 공개 발행이어야 한다는..! 본래 그냥 글쓸 동력을 얻고 싶었고 자신과의 약속 삼아 볼 셈이었지 선물 욕심같은 건 하나아도 없었는데 왜 때문에 슬퍼지나요 ㅋㅋㅋㅋㅋ 더보기
여대생 시절을 누리지 못한 나를 반성 머리를 자르려는데, 어쩐지 머리카락을 정성스럽게 대해주는 곳에 가고 싶어서치과 가는 날 타이밍이 맞는 때만 가끔 들르던 미용실에 가려고 오랜만에 학교 앞에 왔다.모교라고 하기엔 학창시절을 너무 대충보내기도 했고,트랜스젠더 학생 입학 포기 사태 이후로 일말의 애정마저 사그라든 상태라 어색하긴 하지만평소와 다른 새로운 환경이라 감정적으로 전환이 되는 것과, 스무살 초반의 어린 내가 떠올라서나무가 예쁘게 보이는 카페에 앉아 일을 하는 기분이 조금 설레게 낯선 마음이다. 큰 대로변이야 일터 때문에도 치과 때문에도 자주 지났지만 학교 가까이까지 온 것은 너무너무나 오랜만인데그 때 기억하던 많은 곳이 새로운 곳이 되거나, 이전과 같은 가게여도 새로 단장해서 낯설어졌고사실 학교 부근 가게라는 게 나한테는 좀 익숙하지.. 더보기
되었다 엎드린채로 손을 뻗어 인형을 만질 수 있게 되었다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