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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지가지 하는 혜윤 아침 일찍 사과하러 온 양기영의 따귀를 때려 버렸다. 그에겐 그게 최선이었을수도 있겠지만 아닐 수도 있다, 전자인가 후자인가에 따라 그 개인에 대한 평가나 내 감정이 달라질 수는 있겠지만, 모든 것은 차치하고 어찌되었든 폭력을 사용한 것은 내 쪽이고, 그건 내 잘못이 되었다. 아니, '그건'에 한정짓고 싶으나 완벽하게 나의 잘못이 되었다. 용서를 바라지 않은 사과를 했지만 그는 답변이 없고, 그의 생각과 선택에 흔들림이 되기는 싫어서 나도 더는 말하지 않았다. 그러나 돌아보건데 내 침묵은 과연 그를 위해서일까 여전히 나의 자존심 때문인가. 물론 둘 다이고, 그럼에도 기영이를 위해서이길 바라지만 내 마음을 돌아보건대 절반 이상은 후자일 것이다. 쓸데없는 자존심과 똥고집. 어제 밤 자기 전에 그의 상처를 위.. 더보기
무가치한 혜윤 요즘 사무실에서의 내 감정은 정말, 죽을 맛이다. 라는 표현이 딱. .. 작년 이맘 때의 이 기분 나 때문에 힘들어 하는 나와 맞지 않는 그녀는 왜 작년에 나를 붙잡았는가. 왜 작년과 같은 상황인데, 나의 감정변화는 그대로인 것인가 성장하지 못하였는가 다시 자존감이 바닥을 기는 상태가 되었고 나는 매일매일이 지옥같고 하루에도 몇 번씩 소리내어 울고싶고 나에게 나는 무가치하게 느껴지게끔 되었고 죄된 말인 것 알고 있으나 죽고싶다 생각한다. 좋은 말도 계속 들으면 지치게 마련인데 기영이에게 속상해 슬퍼 힘들어 이야기 하는 것도 고맙고 자주 미안해 몸둘바를 모르겠음. 일상에서 기쁜 일은 수도 없이 많지만 그것은 선물이고 그렇다고 현실에서 벗어날수는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 .. 내가 좋아하는 일터에서 불필요한 .. 더보기
나에게도 있었던가요, 성현이의 졸업작품전시회에 다녀왔다. 스물 초 중반의 성실함과 뜨거움. 신선함. 열정이 가득 찬 공간, 쾌적하고 아늑한 곳에서 여유있게 둘러봤지만, 감정적으로는 엄청나게 충격적인 시간이었다. 거의 교류가 없어 아주 오랜만에 본 거였는데, 새삼 어릴적에 그가 시계장인 ㅋ 이 되겠다고 했던 게 생각이 나서 지나는말로 이거 진짜 시계 만든 것 아니냐 했는데, 정말로 시계를 만들어냈다 ㅎㄷㄷ... 거의 7-8년 전인데 그 때의 꿈이 이제껏 변함없는 것에, 그리고 졸업작품일지언정 이루어냈다는 게 충격이었고, 졸업 하면 시계관련 학과가 있는 영국에 공부를 하러 갈 거라는 이야기가 또 충격이었다. 토마토 껍질을 말려 수백개의 작은 철사틀에에 일일이 붙여 만든 브로치, 폭이 5mm도, 길이가 1cm도 안 되는 철사를 구.. 더보기
라면을 끓이는 법 아침부터 라면이 먹고싶은데 내가 끓인 라면은 맛이 없어서 싫다 징징거려버렸다 'ㅂ' 전화로 라면 끓이는 법을 설명해주는 기영. - 이제 젓가락으로 면을 들어봐, 슝 하고 올라와 아님 에휴 하고 올라와, : 에휴, 하고 올라오는 거 같다. - 응 좋아, 그럼 됐다, 이제 먹어도 돼 ;) 심리테스트 결과 내가 고레벨자라고 나한테 잘해라, 라고 하였지만 사실 너는 나한테 충분히 잘 하고 있어 이 여우야. 더보기
찬란한 연휴 저는 내일도 늦잠자고, 모레도 늦잠자고, 다음날도 그러고 그 다음날도 그럴거에요. 라고 했다. 나는 이게 당연한거였는데 주부 간사님들은 '좋겠다, 혜윤이 아직 결혼 안해 그렇지' 하였고 그게 당연한 게 아니게 될 수도 있다는 사실에 충격을 받았다. 어찌되었든 나는 아직 미혼이고, 추석 연휴는 그저 찬란할 밖에. 너는 씻어라 나처럼은 안된다 계획과는 다르게 아홉시에 일어나버렸다. 밥 먹는 거 30분 빼고, 버벅거리는 데이터 끌어안고 무려 2시가 훌쩍 넘어서까지 일을 했는데도 전혀 불쾌하지가 않잖아! 이럴수가, 나는 정말로 집에 있는 게 좋아 *-_-* 오늘 하루 뭐 했는가 돌아보았더니 오후 2시까지는 일을 하였고, 그 후로 누렁이의 손톱을 깍아주었고, 목욕을 시키고, 위로참치를 제공하었고, 동네 고양이들의.. 더보기
나른나른 좀 힘든 하루이다. 업무가 힘든 거 아니고, 마음이 조급하고 팍팍하여 쉬고싶은 마음이 있다 어느 노동자가 그렇지 않겠느냐마는 ㅎㅎ 나만의 이유가 있을거야 쥐어 짜 보아도 이건 그냥 밖에 바람이 살랑거리고 해가 황금같으니, .. 바람난거구나요 ㅎㅎ 이번 주말에는 지현이네 집 집들이를 가게 될 것 같다. 뭐 절반은 정해진거지만 그렇지 않을 절반을 염두에 두지 않고 야학 강학들과 함께하는 동물원 나들이는 못 가겠다 말 하였다. 이런저런 일들로 정신없을 올해에 내 삶의 여러 역할 중에 제일 나중으로 두었던 것이 강학에서의 인간관계 였는데 그걸 핑계로 실제로 미친듯이 바쁘지 않을 때에도 자꾸 뺑끼 부리게 된다. 수업이 갑자기 금요일로 바뀌는 바람에 '호텔르완다' 와 '우리가용서한 것 같이' 두 편이 날아가버렸다... 더보기
응 엄마 나 남자친구 있어. 힘들어 사는 거, 하자 그는 단번에 나는 내 29년 인생 중에 지금이 가장 행복한데, 자랑질을 하였다. 나의 부럽고 치사하다 멘트가 날아가는 동시에 그는 '너 때문이야' 라고. 너를 만나면서 행복하다고 느끼는 순간들이 많았어. 라고 어디서 배워먹은 여우같은 멘트야 이건! 어린 시절 그가 지뢰찾기를 하다가 느낀 점에 대해 이야기 해 주었고 (처음에 넓게 펼쳐져서 훅훅 찾든, 조그맣게 펼쳐져서 더디게 찾든 지뢰의 개수는 99개 동일하다는 거다) 나는 어렸을 적 테레비에서 밥 아저씨가 그리는 그림 같은 거라고 했다. 나는 모르지만, 하나님은 계획을 갖고 날 만지고 있으신거라고 했다. 작은 것이어도 좋으니(성향상 작은 것을 좋아하기도 하지만) 내 역할이 뭔지만 정확히 알았으면 좋겠다고 하루빨리 알게 되기를 기도.. 더보기
점생무상 8/31 자로 내가 좋아하는 거 세 개가 없어졌다. 1. 압구정스폰지 하우스와 2. 광화문 씨네큐브와 3. 홍제동 나바우슈퍼다. 그 때는 되게 서운했는데 고작 일주일만에 마음이 이렇게 변하나. 점(店)생무상이다. 그래도 소중했던 곳들 잃은 날, 기록으로 남겨두어야지. 안녕 가게들아, 더보기
제목을 입력해 주세요. 점심시간 끝 10분 전. 정말 행복하지 않은 아침이었다. 말 꺼내기는 부끄럽지만 여전히 단단하지 못하구나 어른 덜 되었다, 그래도 정말 그만두고싶다 일, 생각하였다. 어제 싸운 건 기억도 안 난다는 듯이 기영이에게 서러워 분노하고 격려를 얻어내었다. 오랜만에 상한이가 말을 걸었다. 행복하지 않았는데 그 친구도 행복하지 않은 아침이라고 했다. 누구라도 힘 나면 좋은건데 이제와 생각하면 미안하지만 그래도 혼자 괴로운 거 아니고 위로받는 느낌이어서 고마웠다. 고기 이야기와 늙어가는 것에 대해 이야기 하면서 히히했더니 기분이 한결 나아졌다. 더보기
담대함 두려움의 이유는 어처구니 없지만 논리적으로 말하지 못하고 우물쭈물 할까봐이다. 잘못한 게 아니면 말하고 묻는 것을 두렵게 여기지 않기를. 모세가 하나님과 함께 해서 굳게 섰던, 주님 저에게 동일한 축복을. 나를 버리고 주님을 택하기 내 힘으로 할 수 있는 것 없사오니 온전히 주님 뜻대로 이끌리도록 나를 버릴 용기와 마음을 주시옵소서. 주님의 머리로 생각하고 주님의 마음으로 말하고 주님의 지혜로 살아가는 거룩한 자녀이기를.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