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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

찬란한 연휴


저는 내일도 늦잠자고, 모레도 늦잠자고, 다음날도 그러고 그 다음날도 그럴거에요. 라고 했다.
나는 이게 당연한거였는데 주부 간사님들은 '좋겠다, 혜윤이 아직 결혼 안해 그렇지' 하였고
그게 당연한 게 아니게 될 수도 있다는 사실에 충격을 받았다.
어찌되었든 나는 아직 미혼이고, 추석 연휴는 그저 찬란할 밖에.



너는 씻어라 나처럼은 안된다



계획과는 다르게 아홉시에 일어나버렸다.
밥 먹는 거 30분 빼고, 버벅거리는 데이터 끌어안고 무려 2시가 훌쩍 넘어서까지 일을 했는데도
전혀 불쾌하지가 않잖아! 이럴수가,
나는 정말로 집에 있는 게 좋아 *-_-*

오늘 하루 뭐 했는가 돌아보았더니
오후 2시까지는 일을 하였고, 그 후로 누렁이의 손톱을 깍아주었고, 목욕을 시키고, 위로참치를 제공하었고,
동네 고양이들의 추석을 위한 참치와 사료 배식을 하였고, 뒷동산 산책을 하였고,
사진을 찍었고, 밀린 사진을 정리 했고, 만두를 빚었고, 테레비를 보았고, 책 주문을 하였고,
교보에 다녀오고, 윗집 강아지 화장실을 치워주고, 간식을 주고, 놀아주고,
설거지를 하였고, 성경을 썼다.
씻지는 않았다.

적고보니 휴일에 남들 하는 정도는 얼추 한 것 같아 보여서
나는 내 생각만큼 게으른 사람은 아닌 것 같다고 생각했다.


명절이 되면 좋은 것 중에 한가지는 시내와 버스가 한산하다는 거다.
게으름 피우다가 여섯시가 넘어 나왔지만 낮엔 정말 기똥차다.
시내 전체가 바랜 느낌이고 전체적으로 좀 쓸쓸하고 평온한데,
내가 좋아하는 느낌이고 장면


요 친구가 윗집 사는 강아지인데,
(이름이 '하니' 인데, 어느날인가 엄마가 "윗집 '달링'이 있잖아.."라고 말하였다.


내가 윗층만 올라오면 고새 누렁이가 따라와서 저기 앉아있다.
'저 여자 어디보자, 나 말고 딴 애 보러 갔다 이거지'
요거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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