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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

나들이


비 오는 날은 파전에 동동주만 어울리는 게 아니고나.
커피에 쿠키라는 고상한 것도 있었어.
뭐 결국엔 고기가 필요하고 나에게 떡볶이와 컵라면을 달라 주린배를 움켜쥐고 귀가했지만.

나랑 어울리건 아니건 비 오는 날엔 따뜻하고 부드러운 라떼가 어울리는데
하나 남은 사랑니를 뽑는 바람에 차가운 것을 마셨다,
아 박헤진의 카푸치노 빼앗아 먹기는 했다.

2010년 내 휴가의 마지막 날이다.
불과 2달전에 무려 2달을 놀아놓고 휴가라니 또 좋으네

버스체계개편 이전에 59번 노선, 길이 굉장히 이뻐서 좀 돌아가도 부러 타던 버스였다.
좋아하는 길이라 어느때는 노선 따라 걷기도 했다.
(7018이 되면서 자하문터널 윗쪽으로 돌지 않고 직진코스로 바뀜)
부암동이 요즘 뜨는 곳이라 해서 어딘가 했더니 그곳이더라

느즈막이 일어났는데 날씨가 좋아 이전부터 박헤진과 이야기 했던 부암동 산책을 가기로 하였다.
각자 학원 갔다가 3:30 에 만나기로 했는데 이건 뭔가 오전 내내 맑더니 구멍난 것처럼 비가 오네
비 올 거라는 생각 않고 가방엔 보슬비용, 심지어는 일인용 우산뿐이었는데
덕분에 나는 오른쪽, 박헤진은 왼쪽 어깨가 젖었다 남자친구처럼

커피는 비오는 날에 마셔야 제 맛이지 로망은 잠시뿐
제길 그냥 맥카페나 던킨 가고싶어 유혹을 뿌리치고 가까스로 클럽 에스프레소에 도착하였다.
이곳에서 자리잡고 앉은 적은 처음이다 찜질방 냄새가 나는 게(아마 나무 냄새인 듯) 참 좋다,


왼쪽어깨 젖은 헤진. 비를 피해 경복궁역 갤러리에 들어왔다 어쩐지 공포스럽다

휴가 첫 날 맞춘 안경. 커플안경인데 상대가 박우진이라니 이건 뭐,

좋다, 비 오는 날 젖은 길거리. 박헤진 이건 움직이지 말라니까 이런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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