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산 쓰고 산책 나가기에는 너무 어두웠고,
생각보다 비가 많이 왔다.
GR-D 사고서는 한번도 필카를 든 적 없었다는 게 생각나서
장농을 뒤적뒤적 카메라 찾았더니 먼지가 뽀얬다.
(잃어버린줄만 알았던 삼각대도 함께 있더라니, 그러고 보니 샘플러, 로모 다 함께 있었어
이것들 작당하고 나 외톨이로 만들었다 이거지)
그러고보니 왜 사용하지 않는 카메라는 장농에 넣어두는 걸까.
장농카메라 라는 말마따나, 웃기다.
잔디와 소나무 가서 카메라 (외관만-_-)청소하고
기영이가 후다닥 다녀오겠다고 하구선 20분이나 걸려 사다준 건전지 갈아끼웠더니
셔터도 잘 눌리고 하는 게,
내부 청소 해주고, 엉망 된 필터만 갈아껴주면 될 것 같아, 기분이 좋다.
아, 장착-_- 되어있던 필름 현상했다.
2007년 봄에 선옥이와 윤정이와 선유도에 꽃구경 갔던 거 있더라.
누렁이 사진 세 장이랑,
아마 마지막이었을 것 같은데, 영진이와 찍은 사진도 두 장.
물론 나야 아무렇지도 않지만 기영이가 봤으면 유쾌하진 않았을 것 같애.
혼자 찾으러 간 건 다행이고 참말로 기특하다 ㅋ
오늘도 목욕하면서 책을 보려고 시도하였는데
편한 자세가 나오지 않아서 언젠가 썼던 일기를 생각하다가
아니야, 나는 머리가 뜨거워 진 상태에서 책을 보는 건 원래 힘들어 해!
라는 새로운 것을 깨달았다.
노천탕이라면 모를까, 모자도 답답해하는 마당에 탕 안에서 책을 보려는 건
그냥 로망이었구나 생각했다.
11월이 되면
지각을 하지 않고
감정의 기복을 줄이고
기영이와 다투지 않고(화가 나도 참아보고)
오는 전화는 다 받고
순간순간 하나님을 더 생각하고(그래서 행동도 닮아가려고 노력하고)
귀찮고 피곤하다고 미루지 않고
매 순간 충실하려고 해 볼거다.
딱 한 달이다.
그 간 마음과 삶의 변화가 있을는지는 모르겠지만,
물론 기대하는 것은 그것이나
설사 그렇지 않더라도
좋은 건 밑져야 본전이다.
행복한 11월,
전야도 만족스럽다.
감사한 혜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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