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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

어때도 좋아 사랑이 샘솟는 밤인걸,


오늘은 남대문으로 현출해서 DM발송용 봉투와 우리팀 먹을 견과류를 샀다.
그 시간에 남대문에 있는 일은 일년에 한 두 번 있을까말까 한 일이라
한 걸음 한 걸음이 얼마나 소중했는 지 모른다.
견과류 구루마 아주머니가 맛있는 것 줄까? 해서 네네 했더니
손에 초코렛을 가득 덜어주셨다 정겹고 행복해서 세상이 다 내 것 같았다
두 손으로 받았더니 손이 없어서
입술을 쭉 내밀고 호록 하면 초코렛이 알알이 입속으로 쏙 들어간다.
지금도 흐린데 아침에도 그랬다 하루종일 그래
남대문에서 느껴지는 사람사는 냄새와 날씨가 만든 색이 참 잘 어울렸다
물기를 머금은 바닥이 어두웠고 선예도가 강했다 그 땅을 밟은 내 발이 의미있게 느껴졌다

하루하루가 시간 가는 줄 모르고 흐른다 예전 언제는 아직 수요일밖에 안 됐어, 했었는데
요즘은 벌써 일주일이 다 갔어! 가 대부분이다
학원이 휴가기간이라 오늘 가지 않으면 이번 주 내내 못하는데
결국 시간이 애매해져서 학원은 가지 못하였다
대신 노래를 듣고 크게 따라부르면서 야근을 했고 퇴근길에 모듬전에 동동주를 한 동이 했다
내 쓴뿌리에 대해 이야기 하다가 내가 이전에 비해 많이 건강해진 걸 알았다.
이전같으면 쓴뿌리 같은 것은 숨기고 싶은 거지
남 앞에서 이야기 하는 것 엄두도 못 내었을 것 같아서 낯설고 좋은 기분이었다
그게 별거라고 노력해서 고치면 그만인 것을. 나는 특별히 한 것도 없는데
나도 모르는 새 조금씩 건강해 가고 있다는 것이 놀랍다 하나님은 나를 정말 사랑하시는구나

어쨌든 나는 속이 나쁘지 않고, 기분도 적당히 좋은 상태가 되었고
비가 내려서 그런지 안그래도 하루종일 여러 사람들이 많이 보고싶었는데
더욱 사랑이 샘솟는 기분이 되었다.
보고싶은 몇몇에게 단체문자를 보내고 모두는 아니지만 답문도 적당히 왔는데
그 중 네 개가 연달아 혜윤, 의 수식어가 '사랑스러운' 이었다.
본능적으로 기분이 좋았고 그 다음은 궁금해졌다 내 어떤 면이 그렇게 보이는가에 대해서.

그는 내가 술을 마시면 사랑스럽다고 했다,
그는 술을 잘 하지 못하는 타입이라 그와 술을 마시는 경우는 거의 없었지만
어디서 술을 마시고 그와 통화를 하면 그는 애정표현을 잘 하는 타입이 아님에도 심지어는
그는 탐탁지않게도 매우 객관적이라 내게 사랑스럽다 말하는 경우가 많지 않았음에도,
.. 적고보니 이거 굉장히 슬픈 이야기이군
여하튼 정말 사랑스러워 너. 라고 했고
나는 상대가 나를 수식하는 단어 자체가 얼마나 긍정적인 것인가와 관계없이
진위여부를 깨나 잘 파악하는 타입인데
그 당시에는 그가 어쩔 줄 모를 만큼 나를 사랑스러워 하고 있는 것 느꼈던 것 같다 ㅋ
뭐 내 느낌이 그저 내가 취해 착각한거라고 하면 할 말 없지만
중요한 건 그가 그렇게 말했다는 것과 그 말을 들은 내 느낌아님? ㅋㅋ
어쨌든 그들의 답문과 옛적의 그가 생각나 문득 나는
술을 마셔야만 사랑스러워지는 타입인가에 대해 생각했고 기분이 조금 이상했다

기분좋게 잠들기엔 최고의 컨디션이다,
오늘의 음주가 내일 아침부터 중요한 미팅이 있는 그녀에게 너무 큰 피해는 아니었기를
그녀도 딱 나만큼의 기분과 상태이기를

할 말이 굉장히 많았는데 그래서 최선의 취침상태를 조금 미루고서라도
뭔가 남기고 자야지 한건데 결국 쓸 데 없는 이야기만 주절주절 했구나
행복하다 어쨌든, 참 많이 :)

굉장히 바쁠 이번주도, 그녀와 함께 할 여행도, 내 사람들과의 주말도 너무너무 사랑해,

김제동씨의 트윗 마무리는 대체로가 지금 행복하시길, 이다
오늘은 굉장히 답변을 하고 싶던 걸 나는 아직 첫 트윗 전이기 때문에 아끼느라 참았다
김제동씨 좋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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