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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

여름


마을 버스를 기다리다가 8번만 연속으로 두 대가 오는 바람에
기다리기도 지루하고 여름을 싫어하지 않게 된, 심지어는 더위를 즐기게까지 된 기념으로
땀 빼고 개운하게 목욕 할 생각으로 집까지 걸어왔다

휴가 때 동네구경을 하기로 마음 먹었는데
(좀 더 부지런떨자면 구석구석 사진도 찍고 영상도 찍고 동영상도 만들면 좋고)
어쨌든 아직 휴가는 3주나 남았지만 그게 뭐라고 좀 더 눈여겨 보게 되는 게 우습다.
만날 지나는 길인데도 어쩐지 새롭고
내가 다녔던 유치원, 나 봐라 나 뛰어내려! 했던 돌담길,
뭐 그대로 엎어져서 무릎에 피가 주룩주룩 당시 내 짝궁이 집에 데려다주었던 기억
심지어는 그 짝꿍 이름까지.
물론 넘어지지 않은 더 높은 돌담길도 있다. 넘어진 그 날은 작은 실수일뿐 후후 -_- ㅋㅋ

불과 재작년만해도 여름 싫어, 이를 갈았고
작년에 처음 '싫다' 등의 부정적인 말을 줄이자는 취지에서
여름을 덜 좋아해 로 바꾸어 말하고 그냥저냥 여름을 보냈고
그 다음 처음 맞는 여름인데 평생 싫어하던 걸 3년만에 즐기는 요 지경이 되어버린거임.

그게 너무 신기해서 지원간사님께
긍정적인 감정 위한 기도는 응답이 빠른 것 같다 라고 말했더니
늙어서 그런걸꺼라고 했다
아 나 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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