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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호흡 이수인 내 생각보다 더 능숙한 사회적 동물이었구나!등원해서는 옷걸이에 겉옷을 걸고 맨 윗 단추를 싹 채워서 장에 걸더니비눗칠까지 싹싹 해가면서 야무지게 손을 씻고조심스럽게, 그렇지만 너무 쭈구리는 아닌 정도의 태도로또래 어린이들에게 말을 걸었다.이건 어떻게 하는거야?나도 블럭 하나 써도 될까?나는 이수인이야. 순간순간 짧은 심호흡이 느껴져서 뭉클했다.심호흡 하면서 해야 할 것을 해 낸 날은 마흔 다섯에도 스스로를 격려하고 싶어지는데,고작 다섯해를 산 인간이 내고 있는 용기가 너무 멋있어서. 더보기
자전거생활 새 터전으로 첫 등원을 하기 전에 미리 수인이를 태우고 달려봐야 할 것 같아서저녁을 먹고 셋이 홍제천에 갔다.일과를 마치고 집에 왔는데 다시 나간다? 엄청난 내 의지력 칭찬해. 일반 자전거보다 무겁기도 하거니와, 수인이를 태우고 달린다고 하니 너무나 긴장이 되었다.넘어지면 일어나면 되지, 가 대체로 기본적인 마음가짐 이지만 소중한 사람을 태운 건 또 다르니까.작년부터 창석 뒤에 앉아서 오만데 다녀온 전기자전거 선배 이수인은 나보다 여유가 있었다.유아 안장에 앉아서,엄마, 이제 발을 올려,이제 브레이크를 잡아,이제 곧 더 빠르게 달릴 수 있을 것 같은데?이제 진짜 아빠처럼 잘 타는 거 같은데? (악 ㅋㅋㅋㅋ)라면서 나를 격려했다. 과연 이 자전거가 내 힘으로 우리집 오르막을 오를 수 있을까가 관건이었는데,.. 더보기
콩세알 어린이집 생활의 끝, 뭔가 정말 끝났다는 게아직 실감이 나지 않는다. 2월이 가기 전에 기록을 남겨두고 싶은 마음이어서 글쓰기 창을 열었는데뭐 열긴 열었는데.. 오늘까지 이런저런 공사가 남았지만 업체에서의 영역이고,조합 차원에서의 청소는 지난주 화, 수에 마무리 되었다.나는 수요일에는 돌봄을 하고 지난 화요일에 마지막 청소를 하고 돌아왔다. 짐이 모두 빠지고 텅 빈 공간은 생각보다 작아서 신기했다.여기서 수영장을 세개나 설치해 놓고 미끄럼도 타고, 시소도 타고, 물총놀이도 하고 깔깔깔 뛰어놀았다고?여기서 한 켠에선 잠을 자고, 한 켠에선 간식을 먹고, 책을 읽고, 블록 놀이도 했다고?아이들에 교사들에 어느날은 아마들까지 몇 추가되어서 돼지씨름도 하고 줄다리기도 했다고?여유있게 오만 거 다 해온 풍성한 공간이었는데흔적들이 빠지.. 더보기
헤어지는 건 어려워 터전에서의 마지막 날,마음을 충분히 전하고 나누고 싶었는데 어영부영 오늘이 되었다.코 앞에 닥쳐서야 선물을 준비하고, 편지를 미리 써 두고 잔다는 걸 새벽녘에 겨우 일어나서 급하게 끼적이고,헛헛한 마음으로 등원을 하면서 울적해졌다.나는 왜 이렇게 헤어지는 것에 서툴까.오래 시간을 두고 눈을 바라보고 고마움을 전하고, 손을 잡고 아쉬움을 전하고 끌어안는 것이.  요 며칠 터전을 정리하는 것을 가장 우선에 두고 마음을 쓰면서그래도 이만큼 시간도 마음도 썼으니 후회도 적고 홀가분할거라고,심지어는 마지막까지 참여가 적은 사람들은 아쉬워서 어떻게 하려고 그러나 오지랖 넓은 염려까지 했는데 ㅋㅋㅋ나도 아니네.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