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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

11월 끝


지난 생일에,
윤숙팀장님 문자와 선물을 받고 입이 귀에 걸렸다.
생일 축하야 기쁘지 않은 게 없지만
윤숙팀장님의 축하는 매 해 느끼지만 남다르다.
돌아보니 작년 생일에도 스물 아홉, 꽃을 피우다 메시지가 적힌 수첩을 받고
유난히 감격하여 일기를 썼던 것이 생각이 나네.

왜 그녀는 그녀만의 특별한 감동이 느껴질까 곰곰히 생각해보니
그녀는 참 정성스러운 사람이기 때문이었다.

생각해보면 상냥하고 친절한 사람은 될 수 있어도
정성스러운 사람이 되기란 쉬운 게 아닌거다.
웃는 낯으로 사람을 대하고 조곤조곤 싹싹하게 말하는 건 사람에 따라 마음 없이도 할 수 있는거지만,
정성이라는 건 누구도 가짜로는 해 낼 수 없는 거다.

정성 [精誠]
[명사] 온갖 힘을 다하려는 참되고 성실한 마음.


같은 맥락에서 기영이는 참 정성스러운 사람

야근하고 새벽 세시가 다 되어 들어와 고기를 굽고 -_-
흰쌀밥이랑 깍두기랑 해서 먹었다.
배가 차니 생각에 여유가 돌고 깍두기를 씹으면서 생각해보니
그는 나보다 매번 늦게 잠드는 건 아니지만
단 한번도 내가 집에 들어가기 전에 먼저 잠 든 적은 없는거다.

오늘 같은 날은 물론이거니와
지난 번 부산 출장 때에는 밤 9시부터 휴대폰이 꺼져서
12시경 휴게소에서 간사님 휴대폰 빌려다가 배터리 없으니 먼저 자 문자 하나 보내놓고
차에서 내리 자면서 올라왔다.

다섯시 반에 재단에 도착해서 전원을 켜니 어투 뾰족한 문자 몇개가.
결국 그는 아침 일곱시가 다 되어 내가 집에 들어오고서야 잠들었더랬다.

밤이 되어 센치 해 그러나,
정말 선물같은 남자친구를 주셨구나 생각이 드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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