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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Finland(rovaniemi)

 

 

쿠피오 출발 탐페레역에서 환승하여 로바니에미까지 가는 계획이었는데

기차가 연착이 되더니 결국에는 멈춰버렸다.

버스가 연계되어 tampere로 가고 있다.

 

 

노랑 가방 메고 노랑 바나나를 먹는 옆자리 귀요미

 

 

나는 원래 열차보다 버스를 좋아하는데 이게 웬 횡재임!

 

이라고 했지만

한시간 이십분의 환승여유시간이 무색, 심지어는

로마니에미행 열차출발시간 20분 후에야 탐페레역에 도착했다.

 

탐페레 도착 막바지에는 마음이 조급하여

우연찮게 얻은 버스여행을 마음껏 즐기지 못하였다.

결국 최선의 것 주실 것 알고있으면서 보기 전에 신뢰하는 것은 나에게 왜 이렇게 어려운 일인지

 

 

반성한 만큼 감격스러웠던 건

물론 철도 문제 때문이었긴 하지만 나를 포함 단 세명을 위해

승객을 꽉 채운 열차가 20분을 기다려주었다는거다.

 

1. 어쩌면 그럴 수 있지 않을까? 와

2. 그건 정말 기적이 아니고서야

사이를 왔다갔다 했었다.

기차역 벤치에 쭈그리고 잘 각오까지 하고 있었는데 정말 놀랍다 이 나라.

 

버스기사님이 finnish로 뭐라고 말씀하셨더니

일제히 나를 돌아보았고 한 분이 내 자리로 걸어와 '나와 함께 가면 된다' 고 하였다.

개찰구까지 차장님이 나와 수고했다 우리를 마중했고

셋이 열차에 오르자마자 출발했다.

무뚝뚝하지만 정이 있다 꼭 우리 아빠 같아.

 

 

이제야 여유가 좀 생겨 기억 몇 개를 적어두자면,

1. 탐페레행 버스를 타기 전 기차에서

    내가 하품을 하다 눈이 마주친 매력적인 그녀가 하품을 했다는 거랑

    (뭐 이거야 한국에서도 마찬가지지만 하품이 전염인 건 정말 웃기고 신기 ㅋㅋ)

2. 손에 난 두드러기가 가라앉지를 않는다는거다.

   별 다른 이상은 없지만 난 정말 동그라미집단이 싫어

 

 

2010.05.12

 

밤부터 계속 눈이 마주치던 할아버지가 크림이 발린 과자를 주셨다.

 

 

rovaniemi

 

 

별 생각없이 로바니에미 도착하면 바로 잠 먼저 자고 일정을 시작하자 맘 먹었는데

아침 일찍 도착한 숙소에서는

아직 체크인 시간이 아니기 때문에 들일 수 없단다.

배낭만 맡기고 바로 나와 아침을 먹고 산타마을에 갔다.

 

 

 

*이 식사는 감격스러울 정도로 맛이 있었음

  내가 여행 중에 먹은 최고최고 식사로 기억.

 

 

 

 

비가 내리는 날 오고 싶었던 건 아니지만

시간도 남겠다 버스를 타고 산타마을에 왔다.

탐페레에서처럼 비가 내리는 통애 사람이 북적거려야 할 곳에 사람이 없으니

좀 을씨년스러운 느낌이 든다.

아이들이 찾지 않는 놀이기구, 문 닫힌 상점.

지금 생각하면 살짝 우울해질랑말랑 했어야 하는 기분인데 그렇지 않은 걸 보면

흠 역시 만족스러운

음. 아침식사 때문..? ㅋ


그리고 북극선을 밟았다.

참 이것 역시 사람이 정해놓은 위도의 어느 한 부분에 선 하나 그어놓고

여기가 북극선이다 한건데도.

뭔가 굉장한 의미있는 곳에 온 것 처럼 흥분 상태가 되었다.

아 활력돋네 ㅋㅋ

 

 

 

그리고 이렇게 깜찍한 문구로 가난한 여행객을 홀렸다

알면서 속아주는 척 한거야, 그런거라구.

 

통로를 따라가면서 산타할배집을 구경하도록 동선를 짜 두었는데

할배와 손님들이 찍은 액자가 걸려있는 곳에 발을 들이는 순간

내가 낚이고 말았다는 굉장히 불길한 기운이 돌았고

저 끝에 서 있던 할배와 눈이 마주쳤고 이리오시오 하였다.


결국 나는 산타의방 곳곳을 구경하고

야간열차 타고 세수는 커녕 이도 닦지 않은 상태에서

무려 25유로나 하는 사진을 찍는 지경에 이르렀다. 25유로라니 25유로라니!

 

그래도 서울을 아는 척 해주고

장충동 신라호텔에 여러 번 묵었었다는 산타할배가 고맙고 너무너무 반갑고 그랬다.

신라호텔 아래 쪽에는 맛있는 족발골목이 있다는 정보를

알려주고 싶을 정도로 그랬다.

 

 

 

이게 그 고급 사진.

 

 

 

 

 

 

 

산타마을에서 나오는 길에 산타의 숲에 들렀는데 비가 내렸다.

오후에 갔더라면 날이 개서 더 예뻤을텐데, 라고 생각했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비가 와서 더 동화같았던 것 같고 아름다웠다.

사진값으로 지불한 25유로가 조금 아깝다고 생각했는데

그 돈 내고 숲까지 구경했다 생각하니깐 아니야,

 

 

이건 정말 ioi

 

 

 

 

 

숙소가 좋다.

싱글룸인데다가 화장실이 내부에 있어 오랜만에 편안하게 샤워를 하였다.

개운해 진 덕분일 지 모르겠지만

숙소에 짐을 풀고 도서관을 찾아 나서는 장면이,

선선하고 상쾌한 바람을 맞으면서 핀란드를 거닐고 있는 내가 믿어지지 않고

꿈처럼 달콤하다.

 

 

걷다가 발견한 가게의 센스 ㅋㅋ 아 귀여워

 

 

핀란드에서의 마지막 날이라 자일리톨을 좀 샀다.

가족들 친구들 선물 사는 것 때문에 마음이 조급하다

아직 첫번째 나라인데다가 여행은 1/3도 채 지나지 않았는데,

꼭 핀란드에서 사야하는 거 아닌데도

그래서 욕심을 버렸는데도 계속 아쉬움이 남고

사슴이 그려진 소주잔 앞에서, 핀란드 국기가 스팽클로 새겨진 팬티 앞에서

산타수염이 달린 양말 앞에서 고민고민

결국 짐이 늘었다.

 

어제 기차역 쭈구리의 상황을 맞이할 뻔 한데다가

아무래도 노르웨이보다는 이쪽이 저렴할 것 같아 아이슬란드여행을 위하여

침낭도 하나 구입.

좋은 것은 아닌데 부피가 작고 저렴해서 만족한다.

자주 사용할 것도 아니니 적당했다 심지어 세일해서 19유로에 산 거라 더더욱!

 

 

 

 

2010.05.13

영우 생일.

그리고 대징 동생님의 생일이었던가.

 

 

날이 좋다 이상하게 항상 떠나는 날은

날이 좋아 아휴 이 얌체들

 

KEMI로 가는 기차 안이다.

다시 핀란드에 올 일이 있을까.

 

내가 왔다 간 흔적이 핀란드 어디에도 없지만,

있다손 치더라도 금새 잊혀지겠지만

나는 내가 여기 있었던 것 알기 때문에 의미가 있다.

 

설명할 수 없는 이런 감정들을 잘 적어낼 수 있어야 하는데,

아 답답해..

 

핀란드는 색이 바랜 하늘색과 하얀색의 나라

여자 차장을 많이 보았고

여자 수리공도 많이 보았다

유모차를 끌고 다니는 남자를 많이 보았다

물결이 일지 않는 호수가 있다(대형거울 같음)

나는 분홍색을 별로 좋아하지 않지만 자연이 만드는 분홍에 넋을 놓았다.

하늘이 그렇고 숲이 그렇고 푸른 잎사귀 없이 가지로만 만들어 낸 색. 분홍이랑 노랑이랑.

가지와 너무 아기라 연두빛도 띄지 않은 새싹.

숲은 지키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하는 것보다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이 방법인가 생각이 들 정도로

야생 그대로가 정말정말로 아름다워 변하지 않았으면 부디

 

 

 

 

반해버린 분홍

 

 

반해버린 누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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