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05.04
용인이 생일.
전화로 축하한다고 말해주고 싶은데 과연 가능할까.
7시경 기상.
창 밖을 보니 비가 보슬보슬 내린다,
카모메 식당을 찾아 아침겸 점심을 먹으려고 했는데 비가 눈으로 바뀌는 바뀌는 바람에 무산되었다.
나는 무슨 자신감으로 찾을 수 있을거라고 생각했을까,
정보랍시고 서울부터 적어 온 쪽지에는 지도도 아닌 '버스정류장에서 도보 10분 거리'뿐이라니 어이가.
뭔가 한 눈에 알아 보는 기적같은 장면을 생각했던 모양이다 ㅋ
5월에 눈이라니 아 이건 너무 낭만적이야, 1인용 꼬마우산이 뒤집혔건 어쨌건 하늘보고 우왕 하다가
우박 수준이 되고 발이 찢어지는 고통을 느끼고 울면서 뛰어들어왔다.
눈 오는 날 반바지에 심지어 신발이라고는 컨버스 하나인데 폭삭 젖어버렸다.
이불에 발을 묻고 앉아 과연 이 여행을 무사히 마칠 수 있을까 겁이 좀 났는데
가져온 티셔츠를 있는대로 껴 입고 수오멘리나로 가려고 짐을 챙겨 나왔다.
생각보다는 찝찝하지 않은 신발을 신고 다시 바람을 쐬니 다시 의욕이 몽글몽글.
섬이라서 슈퍼가 있더라도 시내보단 비쌀 것 같아 슈퍼에 들러 장을 보았다.
사과 네 알과 식빵과 오일에 절인 치즈와 초코렛을 사는데 5천원 가량이 들었다.
카운터에 갔더니 사과에 가격표를 붙여오란다,
한국에서도 장 보는데는 젬병인데 대강 저울에 무게 재고 가격표를 붙여가니 헐 님 바보임 표정으로 쳐다보네요.
바나나 가격표를 붙여간거임
선착장에서 인형처럼 예쁜 소녀가 마카롱을 주었다.
두 손 가득 색색이 마카롱을 늘어놓고 하나하나 맛을 설명해주더니 나보러 고르란다.
나는 플레인 마카롱
나는 조금 위축되어 있는데 꼬마의 마음씀이 고맙고 힘을 얻는다
꼭 안고 고맙다 고마워, 라고 오백번을 말 해 주고 싶은 기분이 되었다
어제 내 핫도그 먹은 애들. 귀여운척 하지 마 뚱땡아
helsinki_suomenlinna
내 또래의 일본인 여자분과 빨간머리 외국인 아주머니가 룸메.
여행일정계획이 대강이나마 마무리 되었다 기분이 좋다
유레일패스도 열흘치 굉장히 알뜰하게 잘 써먹을 듯, 만일을 위해 하루쯤 비워둬야 하는가가 좀 고민이다.
가벼운 마음으로 섬을 돌아보았는데
아무래도 비가 오고 사람이 없어 그런지 좀 음산한 기운이 있다
손님이 뜸한 (망해가는) 놀이동산 느낌이랄까 ㅋㅋ
그래도 여기저기 배어있는 삶의 흔적이 따뜻하고
곳곳이 동화같아,
아, 인포에서 컴퓨터를 무료로 사용 할 수 있다 물론 한글은 불가하지만.
탐페레 숙소를 예약했다,
계획으로는 투루크-탐페레 순이라 투루쿠 숙소가 우선이긴 한데 온라인 예약이 불가하단다
후, 전화가 없으니 이렇게 불편할수가. 섬이라 그런가 공중전화도 없단다.
내일 헬싱키 시내에 나가야 가능할 것 같다 내일 혹 예약이 된다면 탐페레 6일 취소, 8일로 재예약.
5월에 내리는 눈과
덕분에 여행 떠난 지 이틀만에 거지꼴,
나를 살린 인포
누군가가 쭈그리고 앉아 분갈이를 해 주고 계단에 층층이 놓아주었겠지,
인적이 적지만 흔적이 있고 그게 따뜻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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