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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

주부구단


연휴다 이렇게 행복할수가.
어제는 하루만 버티면 되니까 생각에 일 하다 늦게자는 것 따위는 뭣도 아니게 행복했고
오늘은 연휴 전야라는 생각에 이럴수가 주체할 수 없이 황홀해 잠 못 이루고 있다
이 정도에 설레서야 이건 뭐 소녀도 아니고 하긴 소녀가 연휴 따위에 설렐 리 없잖아
휴식이 필요한 나는 나이 서른 노처녀일뿐이다 그래도 좋은 밤이다

리코타치즈를 만들고 싶어 홍은동 부터 홍제역까지 마트를 아홉군데나 들렀다
규모가 있는데만 아홉개고 보이는대로 들어갔으니 열개도 넘을지도 몰라
원래가 구비되지 않은 곳이 대부분이고
있던 곳마저 품절이라니 명절에 생크림 쓸 일이 도대체 뭐가 있다고 모두들 나처럼 치즈를 만들고 싶은거야?

발걸음이 천근만근 결국 꼬임에 넘어가 따라 온 박헤진만 하겠느냐마는
집으로 돌아와 망연자실 하다가 결국 코티지치즈로 대체하였다

엄마가 없으니 정말 어쩔 수 없이 집안일을 맡았다 생각했는데
자주 하는 것 아니라 그런가 즐거웁다
방청소도 그렇고 설거지도 그래 심지어는 요리
(라고 하기엔 뭣하지만 어쨌든 내가 먹을 무엇을 위해 주방에서 꿈틀거리는 거)를 하다니
대학생 때 직업흥미검사에서 '가사' 최저기록이 무색하다




덩어리가 몽글몽글



내가 치즈를 탄생시키는동안 귤을 부화하려는 누렁



레시피 정보있던 블로그 보니까 유청 색이 되게 맑던데



어쨌든 끝까지 최선을 다하고 있다 착해라:;



내일보자 치즈야



치즈 보고싶어서 잠을 못 자겠다





결과



담백하고 고소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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