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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그녀를 뽑지 않았어

혜윤 2014. 5. 9. 14:51

 

집회를 시위라고 표현한 기사아저씨의 버스에서 내려서 사무실까지 두 정거장을 걸어오면서

길거리에 쭉 늘어선 샛노란 경찰들 뒷통수를 빡

 

치고 싶은 걸 꾹 참았다.

 

집회가 뭐라고 하여간 유난스럽고 찌질하다

 

예전 언제는, 그래 그냥 시키니 하는거지 이 사람들이 무슨 죄가 있나 싶었는데

도시락 까먹으면서 시시덕거리는 걸 보고있자니 속이 뜨거워진다

 

통행제지와 불신검문이라니 도대체 생각을 하고 살기는 하는건가.

 

 

 

그런데 정말 이해할 수 없어서 그렇다.

나는 성향상 상황과 사건들을 최대한 객관적으로 보려고 하는 타입인데

(이건 그러려고 애쓰는 게 아니라 겪지 않은 것에 대해 이해력이 좀 딸려서 어쩔 수가 없는 부분임)

그럼에도 얼마나 넓은 시야로 얼마나 깊게 보아야

얼마나 바다같은 포용력을 가져야 국가의 국민을 향한 이 짓거리를 이해할 수 있는거지

정말 모르겠어서 그렇다.

 

장애수준의 공감능력을 가진 박근혜의

그 지경이 되어버린 나는 모르지만 분명 있을 그녀의 쓴 뿌리가 가엽게 여겨질 지경이다.

 

그런데 이게 연민으로 이겨내야 할 부분이야 이게?

 

왜 우리는 건강한 사람을 대통령으로 뽑아내지 못했는가 왜

 

나는 아니야 나는 그녀를 뽑지 않았어

그런데 왜 나까지.

 

억울함 이라는 감정을 이렇게 가깝게 느껴본 건 처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