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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정 가다듬기,
혜윤
2013. 10. 7. 14:58
내가 나의 감정과 현재 상태에 대해서 너무 많은 이야기를 해 버렸다.
많은. 그러나 충분하지는 못한.
몰랐는데 그녀가 그를 두고 "그는 정말 꼬시기 쉬운 사람이야" 라고 말한 것이
아직 내 안에 응어리로 남아있었는가보다
그와 만나기로 내 마음을 정하던 당시 유일하게 께름직한 부분이었다.
결론은 설사 그와 그녀 사이에 미묘한 어떤 게 있었다손 치더라도 그건 과거야.
로 넘기기로 했으면서도.
나의 연애상대가 누구인가에 대해 이야기 한 적은 없지만
이미 대체로가 그렇듯 그녀 역시 알고 있었을거고
오늘 그녀는 나에게
괴로운 것 있으면 얘기해, 나 정말 괜찮은 상담자일걸! 그에 대해서는 잘 알고 있다고 생각해.
라고 하였는데
그녀 입장에서는 정말로 나를 돕고자 하는 마음에서 한 말이었겠지만
그 이후로 나는 마음이 좀 엉망이었다.
혹여라도 어느 계기가 있어 내가 견딜 수 없을 정도가 되기 전까지는
나와 만나기 전의 일에 대해 굳이 그에게 묻고 확인하고 싶지 않다.
물론 자존심의 문제도 조금, 두려움도 조금 있지만
가장 큰 이유는 지금 이 순간 중요한 문제가 아닌 걸 알기 때문에.
궁금하다.
그러나 중요하지 않은 것에 얽매이지 않겠다.
그는 여전히 나를 사랑한다고 말하고 나는 그를 사랑한다.
바라는 것을 바라고 구할 것을 구할 곳은 오직 한 분이라는 것과
지금 이 순간의 상황과 감정에 충실할 때 결코 나를 헛된 길로 이끌지 않으시리라는 믿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