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rway(trondheim)
이렇게 환한 새벽 1시. 놀랍다!
2012.05.16
50분 연착 된 기차를 탔고
(이제 연착이 놀랍지가 않는 지경에 이르렀다!)
1시쯤 깨워 일어나보니 버스로 갈아타야 한단다.
영어가 짧아 뭔 일인 지 자세히는 모르지만
대강으로는 나문가 물인가 뭔가가 있어서 기차가 갈 수가 없다던가,
밤 새 버스를 타고 달려서 지금은 아침인데 아직도 버스 안이다.
굳이 거울을 보지 않아도 머리가 기름투성이인 것이 느껴져
파란만장한 여행이 우스운데다가,
그럼에도 결국에는 어느것하나 좋게 흘러가지 않은 것은 없구나 싶어 웃음이 난다.
다양한 사람들을 보는 것이 재미있다
임신한 부인을 챙기는 흑인 남편과 놓지 않고 꼭 잡은 그 둘의 손이 오늘의 베스트 씬.
보기만 해도 행복하다.
밤 새 달려왔는데도 불구하고 한결같이 쾌활한 기사아저씨가 두번째, :)
생각보다 나쁘지 않다 오늘의 호스텔!
좀 이른시간이어서 안될수도 있겠다고 생각했는데 오자마자 체크인도 되었고, 역시나 방도 깔끔하다.
기분전환삼아 이층침대의 이층이 오늘은 내 자리!
양말을 빨아널고 동네 구경을 나왔다.
시끌시끌한 동네일 줄 알았더니 주말이라 그런가 고요하네.
트론헤임 지역 사진에서 종종 보던 수상가옥. 사진과 똑같다, :)
[혼자 드리는 주일 예배]
출6:2-5 하나님의 전능하심은 하나님의 언약에 관한 한 반드시 나타내심.
때를 조절하고 다스리신다.
하나님의 전능하심은 우리를 통해 나타내신다.
창28:3, 49:25, 사49:26, 스3:17
나의 뜻 말고 하나님의 뜻이 무엇인지와
나의 때 말고 하나님의 때에 관심을.
나를 통해 역사하신다는 사실과 그 약속에 '순종'할 것.
언젠가 나의 배우자와, 또는 가족들과 친구들과
함께 하고 싶은 장소가 생겼다.
트론헤임 시내에서 트램을 타고 종점 <LIAN> 인데
아기자기 꾸며 예쁜 게 아니고 있는 그대로가 예쁘다.
여행 중에 기차나 버스에서 스틸컷으로 마음속에만 저장했던,
내리고 싶다는 마음이 들게했던 곳들의 축소판 같은 곳이랄까.
얼음 호수가 있다.
햄버거라도 사서 올 걸,
트램비가 하나도 안 아깝다.
음식물 들고 타면 안된다고 해서 유럽 와서 처음 먹은 아이스크림을 허겁지겁 먹은 것도
하나도 안 아깝다, :)
저녁으로는 누들킹 이철호님의 라면을 먹음 ㅋㅋ
그 때 기억이 가물가물한데 건더기 스프가 없었나? :; 맹하게 생겼네 요 놈,
2010.05.17
어제
내가 어디로 영원히 떠나는 -_- 마지막 날 밤인데
양기영은 노느라 전화를 받지 않고,
어느 여자아이가 나에게 가지 말라고 서운하다고 울면서 전화하는 그런
꿈을 꾸었다.
떠나지 않을거야 염려마요, :)
아침에 일어났는데 사람이 자고 있다. 아 사람이다 사람 ioi
어제 잠이 들랑말랑 할 때 누가 방에 들어와 내가 일어나
횡설수설 반갑다 인사를 하고 영어가 짧아 미안하다고 하고 굿나잇 했던 거 ㅋ 기억난다.
나보러 왜 벌써 굿나잇 하냐고 했었다.
11:00 경이었는데 역시 백야의 나라는 다르군,
얼른 아침을 먹고, 준비하고 떠나야지.
물론 기차는 23:00 이지만요 ㅋ
밥 먹고 씻고 체크아웃,
기차역 라커에 짐 넣고 어시장, 도서관, 마켓스퀘어, 우체국에 갈거다.
딱히 하는 것 없이 저것만으로도 시간은 훌렁훌렁 잘 가겠지만
워낙에 하루일정의 마무리가 이른 사람들이라 그 이후가 좀 걱정이다.
박물관 도서관, 하다못해 동네 작은가게까지 금새 닫아버릴거다.
아, 한글로 된 책이 딱
정말 딱 한 권만 있어도 진짜 진짜로 행복할텐데 ㅋㅋ
준비하는 내내도 바깥에서 북소리가 나고 그래서
오늘이 축제인가 했더니 노르웨이 생일이라 한다.
호스텔이 꽤 높은 곳에 있는데
시내까지 내려가는 데 하나 둘 예쁜 옷을 차려입고 골목에서 나오는 걸 봤다.
신기하고 예쁘다고 생각했는데
아래로 내려갈수록 사람들이 여기저기서 퐁퐁 솟아? 나는데? ㅋ 그것이 장관이다.
기차역 가는 길에 퍼레이드가 있어서 한참을 보았다.
사람들은 물론 강아지들까지 모두 본인만의 아이템을 ㅋ 하나씩 달고 있는 게 사랑스러워,
활기차고 즐겁다.
처음 굽 있는 구두를 신은 아이들의 어색한 걸음이 귀여워라
벽에 붙은 식순에
퍼레이드가 끝나고 특별 세레모니가 있다고 해서 좀 기대했는데
모양새를 보아하니 시장님인 것 같은데 뭔가를 되게되게 길게 말했다 아마 연설이든 축사든 그랬겠지
단어라도 듣고 싶었는데 생각했는데 오 이런 영어가 아니야.
하긴 국경일에 굳이 영어 연설을 할 이유가..
축제의 묘미 수소풍선. 푸우가 쭈글이가 되었씀.
술 마시고 분수대에 뛰어들었겠지 ㅋ
어머나 한글. 태권도학원 아이들인가보다
대신 덕분에 도서관을 포함 어디든 휴관이다.
혹시 몰라 어시장에 가보았는데 역시 휑..
오 이런 퍼레이드도 끝난 이 마당에 나는 이제 밤 열한시까지 어디서 뭐를 해야하나요,
심지어는 오늘은 날도 추워 아아
한국은 여전히 아이슬란드 화산 뉴스가 나오는가보다 정작 여기는 고요한데 엄마는 염려가 많다.
엄마의 전화를 받고 나니 기영이의 전화가 받고, 싶다.
이제껏은 전혀 몰랐던 그래서 공감할 수 없었던
용인이가 말했던 남자친구에 대한 불안, 이라는 감정이 무엇인 지 조금 알 것 같아서
새삼 그녀에게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문득 목소리만 듣고 내 기분을 알아주던 그 친구 생각이 나.
그는 나에게 예민했던 것도 같다. 물론 한때는.
아침에 마신 커피 두 잔은 생각하고 또 생각해도 행복 ㅋㅋ
정말정말로 커피가 너무너무 마시고 싶었다.
치즈와 햄슬라이스를 두 장씩 넣은 샌드위치도, 요거트도, 오렌지주스도
역시 혼자 여행하는 요리 젬병에게 끼니는 호스텔에서 제공되는 게 최고인 듯
가방무게를 몸이 버텨내지 못하는 것 같다, 그래서 곳곳에서 삐걱삐걱 소리가 난다 ㅋㅋㅋㅋ
하도 걸어다녀 그런가 다리가 얇아진 것 같지는 않지만
살이 좀 빠진 것 같다. 바지가 커지고 속옷 둘레가 헐거워졌... 아 이럴수가 이건 안돼
나는 저녁 내내 기차역에서 사람구경을 하고
휴대폰 충전을 하고 -_- 카메라 충전도 하고 -_-
성경 읽다가 식당가에서 핫도그 사먹고 사탕 사먹고 사진을 찍고 그런다.
이제껏 찍은 사진이 적은 양 아닌데 한바퀴를 다 돌려보았다
아아 나의 여행,
기차역에서 보내기에는 시간이 너무 아까워!
그렇지만 인간적으로 밖에 나갈수가 없는 날씨야!
나는 왜, 도대체 뭐를 믿고 옷을 이따위로 가져왔는가
이렇게 남아도는 시간을 위해 앞으로
생각해보고 싶은 것들의 목록 작성
- 나는 뭐를 해먹고 살 것인가
- 내 인생의 주요한 가치 순위 매기기
- 기영이는 나의 최선인가
- 내가 재단을 위해 할 수 있는 것
- 재단은 과연 내 욕심인가
- 내가 내 주변인들을 위해 할 수있는 것
- 내 인생에 꼭 이루고 싶은 것
- 30대에 꼭 하고 싶은 것
- 내가 버려야 할 것
- 내가 원하는 이상향(구체적으로)
- 잘하는 것 목록 작성하기
해가 일찍 졌다고 생각했는데 생각해보니 열한시가 넘은 시간이구나,
여전히 백야는 신기하고 놀랍지만
제 때 완벽하게 해가 지고 완벽하게 해가뜨는 그 장면이 그립다고 잠깐 생각했다.
아, 기차 타기 직전에 본 귀요미 장면
꼬마가 들고 있던 수소풍선을 놓치는 바람에 천장에 붙어버렸는데
역무실 아저씨가 혼신의 힘을 다해 풍선을 구해줌
웃으면서 마무리되면 더욱 훈훈했겠지만 풍선이 바람이 빠지는 바람에 꼬마는 징징이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