혜윤 2011. 7. 25. 11:53


몸이 피곤하고 마음도 조금 그렇다.
이제껏은 마냥 들떴어도 내 감정 내 양껏 표현하고 내 역할 열심히 하면 되었던건데
이제 정말 함께 일할 때가 와 그런 것 같다.

댓가 없이 나와 깊은 관계를 맺지 않은 누구를 사랑하는 것은 할 수 있는 일이나
내 생각과 기준을 양보하면서(또 상대도 상대의 것을 그러하면서) 함께 일해야 하는 관계에 있는 사람을
온전히 받아들이는 것에, 협업을 하는 것에 내가 얼마나 젬병인가 깨닫는 순간이 (또) 왔다.

내가 얼마나 팀원들을 물건처럼 생각해왔는가
아무 물건 아니고 아주 귀하고 소중한 물건이라고 해도
그건 '물건'이지 사람이 아니다.
소통하고 관계 맺으면서 그 안에서 격려하고 사랑해야지
고운 종이에 싸고 마냥 예쁘고 좋아하기만 하는 건
어깨를 나란히 한 사람간의 관계가 아니다.

내가 누구를 'ㅇㅇ좋아' 라고 하는 것에 대해 사람들이 종종 우스개소리로
'박혜윤은 안 좋은 게 없지, 박혜윤의 ㅇㅇ(사람) 좋아와 고기 좋아는 같은 수준의 이야기이다' 라고 하였고
여지껏 히히 웃기다 해 왔는데 그게 실제일수도 있겠다 생각이 들어 씁쓸해졌고
하나님과의 관계에서도 그럴 수 있다 생각하니 슬퍼졌다.



생리시작.
작은 것 하나까지 맞춰주시는 그 분이 놀랍다.
귀찮고 아파도 이번 주 고생이 다음 주 보다 나은 건 말할 것도 없음.
그래도 괴롭긴 하네 널뛰는 감정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