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

나에게도 있었던가요,

혜윤 2009. 10. 11. 00:31


성현이의 졸업작품전시회에 다녀왔다.
스물 초 중반의 성실함과 뜨거움. 신선함. 열정이 가득 찬 공간,
쾌적하고 아늑한 곳에서 여유있게 둘러봤지만, 감정적으로는 엄청나게 충격적인 시간이었다.

거의 교류가 없어 아주 오랜만에 본 거였는데,
새삼 어릴적에 그가 시계장인 ㅋ 이 되겠다고 했던 게 생각이 나서
지나는말로 이거 진짜 시계 만든 것 아니냐 했는데, 정말로 시계를 만들어냈다 ㅎㄷㄷ...

거의 7-8년 전인데 그 때의 꿈이 이제껏 변함없는 것에,
그리고 졸업작품일지언정 이루어냈다는 게 충격이었고,
졸업 하면 시계관련 학과가 있는 영국에 공부를 하러 갈 거라는 이야기가 또 충격이었다.

토마토 껍질을 말려 수백개의 작은 철사틀에에 일일이 붙여 만든 브로치,
폭이 5mm도, 길이가 1cm도 안 되는 철사를 구부려 만든, 역시 수백개의 조각을 모아 만든 화병.
그건 겉보기에도 아름다웠지만
손끝이 무뎌지도록 만지고, 다듬고, 용접하고 했을 뺑이:; 에서 열정이 묻어나서 뭉클뭉클하네,

노성현이 말하기를,
유명한 예술가야 선 하나 긋고 점 하나 찍어두고도 작품으로 인정받지만,
우리는 학생이라 최대한 삽질하고 뻘짓하는 작품을 만들어서
성실함이라도 인정받아야 한다고 했는데
상황상 우스개였지만, 나는 언제 그렇게 열정적이었던가 좀 울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