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

무섭다,

혜윤 2010. 8. 13. 02:04


집에 오는 길에 육교 아래 붙어있는 못 받은 돈 찾아드립니다 광고를 보았다.
남의 돈을 빌려놓고 갚지 못한다면 그만큼의 사정이 있는걸텐데,
아는 사람이라 빌려준 돈을
알지 못하는 사람에게 찾아달라고 부탁해야 할 상황이 있는 게 아팠고
그러나 생각해보니 한편으론 그만큼의 사정도 없으면서
갚지 않는 사람이 있을 수 있다 생각하니 또 아팠다
생각없이 그러는 건 아닐거다 나로서는 이해할 수 없지만 뭐가 되었든
각자 나름의 기준이 있기 때문에 그러는 거일거다,
다양할 수 밖에 없는 것 알지만 이마만큼 다양하다는 것 새삼 와 닿으니 굉장히 무서워졌고
세상살기 막막하다 느껴졌다

질적으로는 다를 지 모르나 성격이 위엣 상황과 동일하다.
함께 힘을 합쳐 나가도 모자랄판에
심지어는 가장 고생한 사람들이 지쳐가는 게 보이니 마음이 아프다
이 사람 말도 저 사람 말도 말 자체로는 이해할 수 있는 지점이 있지만
왜 이제와서 그 간 그들이 애쓴 일들을 삽질처럼 여겨지게끔 하지?

이제껏 일궈낸 것에 대한 지지도 응원도 없이, 게다가 처음에는 지금만큼의 관심도 아니었으면서
혼신을 다해 노력한 이들에 대한 존중은 눈꼽만큼도 없는 것처럼 보였다.
도대체 각각의 마음속에 얼마나 중요한 지점이 있길래 서로
'절대 물러설 수 없는 부분' 이라고 말할 수 있는 건지가 궁금하다.
각자 기준이 다르고 생각이 다른 게 당연하지만,
이해하려는 노력과 존중이 없으면 그게 어떻게 공동체인고..
부디 그런 게 아니기를 바라지만 심지어는 한낱 자존심 싸움처럼 보여지는 순간이 있었고
나는 망연자실한 감정을 느꼈다.

나는 다시 가치없는 사람처럼 내가 느껴지게 되었다,
왕왕 목소리 내는 사람 아니더라도
그게 하나님 내게 주신 모습이고 해 될 것 없이 이제껏 잘 살아왔으니 문제 없다고 생각했는데
가슴이 답답하고 뜨거워지는 상황에
분노하는 것 외에 뚜렷한 대안이 떠오르지 않는 것이 우울하다.

잘 시간이 되었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