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리안의 원문에 박총님이 사족을 붙인 글이지만
개인적으로는 사족이 더 좋아서 아래 세 줄을 따로 떼어 보관하고 있었다.
아마 이 블로그 어디에 박혀있을 듯.
2년 전 글인데 타임라인 위쪽에 다시 자리잡았길래 퍼왔다.
사족이 더 마음에 와 닿는 것은 여전하지만 원문과의 맥락도 의미가 있지.
"너는 네 과거의 죄와 부도덕한 습관에서 온 모든 결함이
너를 위한 나의 사랑스런 섭리의 한부분이라는 것과,
그 결함을 지닌 너의 지금 모습 그대로
내가 너를 사랑한다는 것을 알아야 한단다.
그러므로 너는 내 마음에 들기 위해 자신을 어떻게 만들어야 할지
판단하는 습관을 극복해야 한단다.…
네가 나의 마음에 드는 길, 즉 내가 너를 사랑하기 원하는 길은,
너의 모든 결점과 결함을 지닌 채 지금 있는 그대로 있는 것이란다.
만약 내가 원한다면 순식간에 그 단점과 결점을 없애버릴 수 있단다.
그러나 그렇게 되면 내가 너를 사랑하기 원하는 방식으로
즉, 너의 지금 그대로의 모습대로 사랑할 수 없게 된단다."
_Julian of Norwich, Revelations of Divine Love.
줄리안의 이 글을 읽고 조용히 눈물을 흘렸습니다.
왜 저의 지긋지긋한 죄를 해결해주지 않고 평생을 질질 끄는지
오랜 기도에 대한 응답이 여기에 있었습니다.
제 모든 어두움이 님의 섭리의 한 부분임을 다시금 인정합니다.
이제 제 모든 결점과 결함을 지닌 이 모습 그대로 존재하기로,
더 사랑 받기 위해 더 잘 살아보려는 몸짓을 멈추기로 결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