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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이 일이 되는 순간

 

단체 중간방문을 다니다 보면,

담당자들의 의지와 마음 상태가 느껴질때가 있다(아 물론 내 감의 정확성 정도는 장담할 수 없음).

 

절대로 재촉하려고,

지원 받은 돈을 빨리 계획대로 몽땅 써 내라고 오는 것 아닌데도

지친 눈을 하고

의미있고 아름다운 일을 그냥 일처럼 하고 있어 보일 때가 가장 마음이 아프다.

예상하기로 아마 계획할 때는 정말 즐거운 일이었을텐데

 

계획대로 지원금이 잘 쓰여지는 건 좋고 순탄한 일이긴 하지만

그것보다 우선은 처음의 진정성을 잊지 않고,

계획했던 그 사업의 목적과 방향을 생각하면서 지금 순간의 최선을 선택하고 의지를 갖는 거라고,

틀어지더라도 그 순간에서의 명분을 찾고 다시 지혜를 모으는 거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동료가 오늘 눈을 빛내면서

'문득 떠올랐는데 요걸 하면 어때요?' 라고 물었는데

내가, 내가 싫어하는 지친 눈을 하고 그래야겠죠 라고 했다.

 

나는 지난 몇 주 내내 그 일에 대해 생각했고

요렇게 조렇게 생각해보고 재밌겠다 설레했었는데

왜 얼마 전까지만 해도 즐겁던 그 일을

회사 장면에서 회사 동료가 이야기를 꺼냈다는 것만으로

반사적으로 지친 눈을 했나. 왜 일을 일처럼 여겼나.

 

 

올 해 까지 하고 싶었다.

내가 여기까지 인 것을 인정하는 것도 용기라는 것을 알아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