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카테고리 없음

과거

 

잠자리에 들기 전 이창석과의 마지막 통화를 하고 새삼,

내가 참 많이 변했구나 생각한다.

그의 지각이 그의 출근 시간에 비해 너무 이른 내 전화 때문인가 염려하는 정도로 변했다

 

그게 뭐 그렇게 대단한가 싶지만

고작 이 정도도 이전에는 전혀 생각 할 수 없었던 정도의 마음씀이다

도대체 그 꼴로 어떻게 그런 사랑들을 받아왔던가 싶을 정도로 나는 너무나 내 중심적이었다.

 

내가 그만큼 이창석을 사랑하기 때문이거나

그가 나에게 그 정도의 신뢰를 주고 있기 때문일거라고 생각하다가도

그렇다고 예전 그들을 내가 사랑하지 않았던 것도

그들의 사랑을 늘 의심해왔던 것도 아닌데

 

그건 사랑을 주고 받는 것과는 별개의 부분인 것 같다

나는 당시에도 배려한다고 했지만

돌아보면 실제로는 아니었던 경우가 너무 많을 뿐더러

배려라고 여겼던 것이 되려 폭력적이기까지 한 부분도 있었다.

 

어느 경험을 통해 무엇을 깨달았기 때문이 명확하지 않아도

나이가 들어가면서 차곡차곡 쌓이는

별 거 였던 게 별 게 아니어지는 게 있는 것 같다

 

내가 죽을 때까지 수도 없이

나도 모르게 주고 받을 상처와, 알게 모르게 자라날 좋고 씁쓸할 것들이

두렵기도 기대가 되기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