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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배 마치고 집 가는 길에 스치듯 만나서 저녁으로 함께 햄버거를 먹고 귀가하는 일정이었는데

날도 풀렸겠다 손을 잡고 북촌 인근을 걸았다.

 

예전부터 눈여겨 보았던 부근 소품가게에 구경을 갔다가

모레 방문 예정인 나의 만두를 위한 프로펠러가 달린 모자와 진아간사님의 생일선물을 샀다.

 

프로펠러 모자는 만두가 쓰기에는 너무 큰, 본래는 어린이가 되기 직전의 유아용 모자이지만

지금이 아니면 살 수 없을 것처럼 조마조마한 마음이 들게끔 하는 얄밉고 매력적인 그런 게 있어서

(정말 그런 게 있다.. 정말..) 사지 않을 수가 없었다.

 

최근 나의 실사와 이창석의 워크샵 등이 겹치면서

같은 공간에 있으면서도 하루에 10분을 마주하기도 어려웠다.

어쩌다 탕비실에서 마주쳐서 남몰래 머리라도 쓸어줄 수 있으면 운이 좋은거였다.

 

내일 실사지는 대구인데다가 모레도 현출 현퇴 일정이어서

일주일에 한 번도 제대로 못 만나겠다 좀 시무룩 했는데

세시간 남짓한 이 시간이 참 달다.

 


 


 

아, 이건 나를 위해 산 도토리 모자를 쓴 버섯.

말린 소국과 잘 어울린다. 한겨울이지만 늦가을같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