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영이 찍어준 나와 연재. 마르코의 다락방 앞에서
서영이 요즘 사진에 폭 빠진 덕분에
연재 서영과 함께 휴가를 맞춰 부암동 산책을 하였다.
2009년에 꺼내보고 구석에 박아두었던,
그래서 레버가 말을 듣지 않는 P50 꺼내들고 결국 아침부터 보고사 가느라 애를 먹었다.
금새 고칠 수 있을 줄 알았는데
렌즈에 기름때 껴고, 커버 스폰지는 삭아버려서
전체적으로 손 보느라 시간이 좀 걸렸다. 으이그 요놈의 예민한 귀요미.
그냥 맡기기만 하고 오늘은 디카로 갈까, 하다가
수리의 목적이 오늘 때문이었는데 억울해서 그냥 기다렸다.
기다리면서 서핑하다가
지금 6만원 주고 수리중인 내 카메라가
중고 2만원에 거래되는 걸 발견하고 조금 충격 받았지만.
깨끗해진 카메라 들고 부암동행 버스를 탔는데 막 가슴이 두근거린다.
필카 든 것도 오랜만일 뿐더러
평소에는 일 할 시간에 바깥에서
내가 좋아하는 버스자리 차지하고
카메라를 만지작 거리고 있는 이 장면이 꿈같아.
아..
예전에는 한 장 한 장 찍는 게 고민스러웠어서 서른여섯방 채우는데 두어달이 걸리기도 했었는데
성격이 변한건지 디지털카메라를 쓰면서 사진찍는 습관이 변한 건지 금새 한 롤을 채웠다.
생각해보면 필카에서 디카로 막 넘어갔던 그 때는
디카인데도 한 컷 한 컷 손을 떨면서 찍었는데.
몇 분 걸려 구도 다 잡아놓고도 셔터를 누르지 못하는 경우가 자주였다
그렇지 않다고 생각했는데 상황에 따라 성격이건 습관이건이 이렇게 쉽게 변하나 신기해라
어쨌든 오랜만이다 인화를 기다리는 설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