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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직개편

 

얼마 전 자기전망계획서에,

1순위는 지금보다 좀 더 깊이있는 기부정보관리와 분석 업무 을 적었고

2순위에는 배분사업을 적었다

 

나는 재단에 입사한 이래로 꾸준히 기부정보관리/서비스 담당이었고

이 일의 가치를 알고 있고 비전 역시 갖고 있지만

업무의 성격상 안일해지는 내가 좀 염려되고 그랬다.

 

 

 

적성이나 능력에 잘 맞게 배치된 것과

일을 잘 수행하고 있는 것과는 조금 별개가 되는 부분이 있는 것 같습니다.

하나의 일을 오랫동안 지속하면

그만큼의 노하우를 갖게 되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업무에 대해 긴장감이 떨어지기도 합니다.

마음으로 해야 하는 일을

그냥저냥한 일처럼 처리하고 있는 것을 인지하는 때 느껴지는 상실감은 좀 슬픈 것 같아요.

물론 일정부분 의지력에 달린 문제라는 것 알고 있지만

조직에서 개개인의 의지력의 정도를 살짝 생각해준다면 얼마나 황홀한 일일까요!

 

라고 적었었다.

 

 

이사님과 짧은 면담을 하였고

어쨌든 지금의 내 업무가 아직까지는 내 것이겠구나 직감했고

예상대로 새로운 조직개편에 나는 내 업무 그대로 배치되어 있었다.

 

의외의 결과는 아니었기 때문에 사건 자체로 흔들일 일은 아니었지만

올 해 초 부터 번복되는 조직개편과,

업무는 같으나 계속되는 국 이동과 계속되는 인수인계와

국 이동과 관련한 미묘한 어떤 문제로,

개인적으로 조금 서럽기도, 자존심이 상하기도 했다.

 

새 국으로 이동하고 오늘 국장님과의 면담 중에 알게 된거는,

이번 새 조직개편 조직도에

내가 배분업무으로 들어가 있었단다.

 

최대한 다양한 업무, 다양한 경험 해 보아야 한다고 하면서도

너는 이쪽에 둘 수 밖에 없어 그 아이러니가 미안하다고 얘기 해 주셨다.

실제로 반영된 것은 아닐지언정, 내 의견에 귀기울여주었었구나 가,

어떻게든 최대한의 노력을 해 주셨었구나 가 얼마나 큰 힘인 지.

 

재작년까지는 넷이하던,

작년에는 셋이하던

올해는 둘이하던 업무를

당분간은 혼자 안고 가야 한다.

 

업무부하가 있을 것 같다,

야근도 잦을 것 같다

그렇지만 다시 열심을 낼 수 있는 기회라는 생각이 들어.

최대한 야근을 줄이도록, 그러나 불가피하게 생기는 야근들을 너무 힘겨워 하지 않기를

 

이런 때마다 몸이 폭삭 늙는다

볼이 홀쭉해지고(반면 배가 동그래짐 어머나) 주름이 늘어가고

걸을 때마다 무릎이 삐걱거린다.

 

귀찮아도 짬내어 물을 많이 마시고,

집에 가서 꼬박꼬박 씻고 자야지 생각을 했다.

 

피부가 푸석하고 나날이 다크서클이 짙어져도

그래도 눈에는 생기가 있는

반짝반짝한 사람이었으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