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가 네 선물 줬어! 귀가하는데 엄마가 현관까지 마중나왔다
내 선물인데 엄마야 뭐가 그렇게 들떴나 따라 들어갔더니
너 여행 갈 때 보태라신다, 하면서 달러가 든 봉투를 건넨다
나이 먹고, 심지어는 이런 뜬금없는 용돈은 처음이다
얼마전에 엄마와 동생이 아빠에게 다녀왔는데
내가 못 왔던 게 마음이 쓰여 그렇다 하셨다. 그게 뭐 어때서.
아빠 저 여행가요 하면 결혼이나 하세요 하고
아빠 나 기타 배워요 하면 요리나 배우세요 하는데 아빠는 항상 그렇다
여자 혜윤을 염려하지만 사람 혜윤의 선택을 취향을 믿어주고 사랑해주고
그렇다 그게 마음이 참 저릿해
아빠 주신 것과 지난 여행 끝나고 남은 잔액과
여기저기 주섬주섬 모아 두었던 것 합했더니 돈이 꽤 된다,
오늘 점심에 외화통장을 만들어 몽땅 넣었다.
일년도 넘게 묵혀두었어 통장 만드는 그게 별거라고 게으름 피우다가 이지경이 되었구만 ㅋ
안식월도 없어졌고 팀장직도 그렇고 어차피 올해는 힘들 것 같아서 예금으로 묶어두었다
내년 쯤에는 알뜰살뜰 긴 여행을 떠나야지,
'여행경비' 라고 통장에 박아두고나니깐 당장이라도 떠나는 것 같아 점심 내내 배낭만 본다
기존 것 팔고 60L 짜리로 바꿔야지,
동생 결혼선물 하고나면 여행은 미루어야겠다 생각했는데
생각지도 않은 돈이 나타났네
미안하고 고마운 사랑하는 아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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