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얌체


얌체처럼 굴고 말았다.

사실은 지난 주말에 그에게 지금 생각해도 진짠지 아닌지 모르겠을
누나 남자친구가 있었던가, 저는 누나한테 안되요?
라는 모호한 고백을 들었다.

그나마는 양심이라는 게 있어서 연애중인 것을 알려야한다고 생각했지만
딱 잘라 연애를 한다, 가 아닌
연애 비슷한 걸 한다 라고 애매모호하고 비겁한 답변을 하고 말았다.

또 비겁하게 변명을 해보자면
나는 물론 그도 김태원씨만큼이나 잘 아는 사이는 아니지만,

1.
그와는 두어번일지언정 사심없는 만남을 가졌고
김태원씨와의 인위적인 만남에서보다 나를 객관적으로 읽어 내었을거라는 막연한 기대와

2.
같은 사람을 친구로 둔 사람으로서 취향, 성향 등에 있어 비교적 공통점이 있을 거라는 기대

때문이다.


나쁜 혜윤.

전화하면 안되죠? 이후 걸려온 두 통의 전화를 받지 못하였고
그 이후로 그에겐 별 다른 반응은 없으나
솔직히 나는 흔들리고 있다


물론 그의 이야기가 순간의 감정 또는, 장난에서 시작한 것이라는 가능성도 염두에 두었지만,
유치하게도,
이전에 놓치고 후회했던 그 친구와 같은 학교에 다니고 있다는 그 것만으로도
이후에 또 후회하면 어쩌나 조급한 감정이 들기도 한다.

언제 그와 진지한 대화를 나누고 싶지만
내 행동이 옳지 않았던 것을 알기 때문에 그 기회가 주어질지는 모르겠다.


김태원을 보면 김태원이 좋아.
그러나 그는 삶의 가치부분에 있어서 나와 너무 다른 사람이야
그게 어느 때는 힘들게 느껴질 때가 있고
가치중심적인 나에게는 가면 갈 수록 더욱 힘들어 질 것도 알고 있다.




이 사건과 별개로 김태원씨는 (별 것 처럼 느껴지지 않는) 어제의 사건으로
하루종일 비뚤어지겠다 선포 한 상태이고
그 서운한 감정이 물론 나를 좋아하는 마음에서 시작된 것은 알겠어서 아직은
이해한다 사랑한다 어르고 달래고 있지만 동시에 남자친구에게 비교적 너그럽지 못한 나의 성향상
조금 짜증이 나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