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인이가 문득,
자기 스스로 자기를 죽게 하는 사람이 있느냐고 물었다.
어떤 상황에 자기 스스로 자기를 죽게 할 것 같느냐고 했더니
너무너무 힘들어서 사는 것보다 죽는 게 나은 것 같다고 느낄 때 그럴 것 같단다.
어떻게 알았을까,
어떻게 떠올렸을까.
사는 것보다 죽는 게 나을만큼 힘겨운 삶에 대해서 만 5세 어린이 이수인은 어떻게 감각하고 있을까.
자기 스스로 자기를 죽게 하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냐고 했더니
잠시 생각하더니 괜찮을 것 같다고 했다. 자기 몸이니까 자기 마음대로 해도 될 것 같다고.
실제로는 자기가 자기를 죽게 한 것이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은 경우들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어린이에게 사회적 체계나 구조에 대해서 설명하기에는 내 어휘가 부족해서,
곁에 있는 이들의 관심과 다정한 행동, 어느 때는 말 한마디로도
자기가 자기를 죽게 하는 쪽을 선택할만큼 힘든 마음까지는 아니게 될 수도 있다는 정도의 가벼운 이야기를.
잠들어 있는 이수인의 얼굴을 찬찬히 보면은 모든 곳이 동글동글
보드랍고 동그란 것이 품고 있는 깊은 생각과 다양한 감정들이 신기하다.
맑고 즐겁고 행복한 것들은 넘어 어둡고 무거운 것을 알아가는 이수인.
너는 늘 놀랍고 언제나 내 존경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