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느 때처럼 출근준비시간은 초단위 일정들이 빼곡하지만
머리를 감는 4분, 로션과 선크림을 바르는 2분, 밥을 도시락에 담는 1분 등의 순간을 타고
내가 지금 이러고 있을 때인가 가슴 한 켠이 무거워진다.
어제는 아이들이 출소를 했다.
입사하고 한달만에 첫 연차를 내고 마중을 나갔다.
K의 아버지가 일당으로 양념갈비를 사주셔서 밥값도 공이 되었는데
그나마도 조금 챙겨간 용돈은 실갱이를 하다가
결국 버스 타기 직전에 내 가방 안에 던져넣고 냅다 달아나버렸다.
안쓰럽다, 어차피 친구들에게 빌려 쓸 거 아는데.
교육시민단체에 속해서
비정상적인 교육구조를 개선하는 내 일의 필요에 공감하고 자부심을 느끼기도 하지만,
입시로 고통받는 아이들은 그나마도 기본적인 안전망은 갖고 있잖아,
라고 생각하니 마음이 아프다.
뛰지 않으면 당장 먹고 살 것을 염려해야 하는
불안정하고 보호받지 못했던 그들의 10대.
교육환경의 부조리함에 대해 고민과 분노는 들어설 틈도 없이 현실만으로 너무 팍팍했다.
내 활동의 어느 지점은 응당 그들에게 안전망을 마련해주는 일이 될거다
그건 확신한다 하지만 그냥 지금은
내가 너무 사치스럽게 여겨지고 그게 너무 미안하고 슬픔. 엉엉엉